환경미화원 (이광석 시인)
새벽 골목길에 쓰레기가 쓰러져 있다
누구 하나도 거들떠보지 않는 외톨이 미아
지나는 바람들이 슬쩍 발을 건다
두어 바퀴 구르더니 기우뚱 다시 눕는다
얼마나 많은 어둠이 예서 헛발질을
하고 갔을까
새벽보다 먼저 출근한 환경미화원 강씨.
제 포대에 쓰레기를 품는다
이 쓰레기들은 어제밤 가출한
강씨네 식솔들인가
옆에서 지켜보던 전봇대가 잠시
긴 키를 낮춘다 꾸벅 졸던 가로등도
따뜻이 몸을 숙인다
이 엄동설한에도 더운 얘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
잠을 덜 깬 새벽이 뿌옇게 가로등을 훔쳐보고 그믐달도 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할 무렵, 실없는 바람이 어둠의 옆구리를 툭 내질러 본다. 나에게서 멀어진 것들, 근사하지 못한 것들이 묶음으로 나뒹굴다 이내 침묵한다. 떠나는 것과 보내는 것 사이에서 어정쩡한 존재, 집을 떠난 가족 대신 안고 가는 저 사내의 등을 다독이는 가로등.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새벽 골목길에 쓰레기가 쓰러져 있다
누구 하나도 거들떠보지 않는 외톨이 미아
지나는 바람들이 슬쩍 발을 건다
두어 바퀴 구르더니 기우뚱 다시 눕는다
얼마나 많은 어둠이 예서 헛발질을
하고 갔을까
새벽보다 먼저 출근한 환경미화원 강씨.
제 포대에 쓰레기를 품는다
이 쓰레기들은 어제밤 가출한
강씨네 식솔들인가
옆에서 지켜보던 전봇대가 잠시
긴 키를 낮춘다 꾸벅 졸던 가로등도
따뜻이 몸을 숙인다
이 엄동설한에도 더운 얘기를 줍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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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덜 깬 새벽이 뿌옇게 가로등을 훔쳐보고 그믐달도 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할 무렵, 실없는 바람이 어둠의 옆구리를 툭 내질러 본다. 나에게서 멀어진 것들, 근사하지 못한 것들이 묶음으로 나뒹굴다 이내 침묵한다. 떠나는 것과 보내는 것 사이에서 어정쩡한 존재, 집을 떠난 가족 대신 안고 가는 저 사내의 등을 다독이는 가로등.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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