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정부조직법 개편안' 극한 대치
정치권 '정부조직법 개편안' 극한 대치
  • 김응삼
  • 승인 201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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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담화 야당 비판에 "일방통행" 맞공세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데다 청와대도 얽히면서 정치권이 혼돈에 빠졌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며 정치력 부재의 극치라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핵심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는 만들 필요가 없다”며 강한 어조로 야당을 비판했고,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격 사퇴했다.

◇“국가 미래 달려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한단계 더 도약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의 융합에 기반한 ICT 산업육성을 통해 국가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송진흥 핵심기능을 방통위에서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반드시 이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이 우려하는 대표적인 사안을 많이 받아들여 많은 부분에서 원안이 수정됐고 이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만 남겨 놓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목적 이외에 어떤 정치적 사심도 담겨 있지 않다”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방송 장악은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좀 더 전향적인 방법으로 협력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여야 대표에 거듭 청와대 회동을 제안했다.

◇“상생정치 원칙에 어긋나…입법부 시녀화 시도”=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급하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이라 해도 법률이 정한 원칙은, 정부조직 개편은 국회 논의를 거치고 국민 동의를 얻어야지 대통령의 촉구담화, 대야당 압박 일방주의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상생정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MB정부 때도 그렇지만 여야가 오랜 시간 (논의해) 끌어낸 합의를 청와대가 원안고수란 이름으로 압력을 가하고 여당은 직권상정, 야당은 단상점거하는 구태정치를 또 하자는 말인가”라며 “어제 오후 2시 회동에 일방적으로 초청해 놓고 (그에 앞서) 대변인을 통해 원안고수를 주장하면 어쩌자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청와대 면담요청에 응해 달라는 것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다”면서 ‘이솝우화’와 장기에 비유, “여우가 두루미를 초청하고서 접시에 담긴 수프 먹으라는 격이고, 여야가 장기 두는데 훈수 두던 대통령이 장기판을 뒤엎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김 내정자는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 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며 “이제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접으려 한다”며 내정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김 내정자는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일주일이 지나고 어제 대통령이 제안한 영수회담이 무산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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