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문해력
[천왕봉]문해력
  • 경남일보
  • 승인 2024.09.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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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얼마전 사이버공간에서는 추후공고(追後公告)를 두고 어디에 있는 공고(工高)냐고 묻는 댓글이 달려 새삼 문해력의 문제점이 대두된 적이 있다. 한글로 읽을 줄은 아는데 뜻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아 우리 교육의 문제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자교육이 폐지된 이후 영어에는 익숙한 반면 한자어에는 사전을 찾기전에는 해득이 불가능한 계층이 너무 많아 이제는 교육적 과제가 되고 있다.

▶칼럼이나 사설을 쓰면서 어려운 단어는 괄호안에 한자를 병기하는 이유는 사전을 들춰 그 의미를 분명히 알아 전체 문장을 이해하라는 의미다. 학교교육만으로는 어휘력이 부족해 겪는 문해력 결핍도 교육적 차원에서 심각하게 다뤄야 할 문제가 된지 오래다.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우리의 일상대화 속에 깊숙이 스며든 영어나 불어 등 외국어가 불통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점이다. 문해력의 또다른 문제점이다.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같은 우리말인데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간판도 외국어 투성이어서 별도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외래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아직도 우리말과 글의 원형이 보존되고 있어 우리의 급격한 언어생활의 변화와 대조된다.

▶문해력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도 심각한 문제다. 유행처럼 줄여쓰는 언어습관이 의사전달을 가로막고 있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니 문맹아닌 문맹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소리글자여서 말과 글로는 해득이 불가능한 축약단어 때문이다. 꼰대로 치부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이같은 언어습관은 세대간 계층간의 공감대 형성에 심대한 장애가 되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한번쯤 되새겨 볼 일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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