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중가요 본향(本鄕) 진주를 대중음악 중심도시로
[기고]대중가요 본향(本鄕) 진주를 대중음악 중심도시로
  • 경남일보
  • 승인 2024.09.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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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찬 한국대중음악포럼 대표·전 대한가수협회 사무총장
김원찬 한국대중음악포럼 대표·전 대한가수협회 사무총장

 

얼마 전,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진주 남강변에서 열린 ‘제2회 가인가요제’를 찾았다. 진주가 고향이거나,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원로 작곡가 다섯 분을 추모하는 무대였다. 이들의 대표곡을 경연 참가자들이 부르는 독특한 형식의 가요제였다. 필자가 ‘진주라 천리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이유이기도 했다. 남강변 근사한 무대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진주는 ‘대중음악도시’라고 외쳤다. 이곳 진주 남강에는 지금까지 무엇이 있었고 앞으로 무엇이 만들어질까.

우리나라 대중음악 출발점은 진주다. 1929년 한국 최초의 창작 가요이자 최초의 영화주제가인 ‘강남달’을 작사·작곡한 김서정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신민요 ‘노들강변’과 ‘풍년가’를 작곡한 문호월,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며 초창기 한국트롯양식을 정립한 ‘목포의 눈물’, ‘타향살이’의 손목인, 1940~1950년대를 풍미한 ‘대지의 항구’, ‘단장의 미아리고개’의 이재호, 대중가요 장르를 섭렵하고 만화영화주제가에서부터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한 획을 그었던 ‘곡예사의 첫사랑’의 정민섭 등 한국 가요 태동기인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본격적으로 알린 위대한 진주출신 작곡가들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중가요 사상 불멸의 히트곡 백영호의 ‘동백아가씨’가 이곳에서 탄생했고, 색소폰 연주자이자 국제가요제에서 명성을 떨쳤던 ‘무인도’, ‘꽃밭에서’, ‘안개’ 등 이봉조의 음악이 숙성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가요사 불세출의 가수 남인수의 고향도 진주다. 이만하면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본향으로서 손색이 없지 않은가. 특히 ‘강남달’의 창작 배경이 된 진주 남강은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산실이자 젖줄이자, 수많은 대중음악 창작자들과 가수들이 이곳 남강에서 영감을 얻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가요가 태동한 이곳 남강에서 대한민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되돌아보고 함께 미래를 꿈꿔 본다.

문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예술분야 여러 장르 중 대중음악이 시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삶에 미치는 영향은 압도적이다. 대중음악은 근대사(史) 이후 시민의 자화상이자 활력소였다. 대중음악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당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지역 중소도시는 경쟁력을 갖춘 문화콘텐츠나 프로그램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지역 홍보, 지역민 문화 향유와 체험, 관광객 유치, 지역 관광 상품 및 특산품과 연계 등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진주는 어떤가. 마침 우리나라 모든 대중음악 창작물을 관리 감독하는 한국저작권위원회도 이곳 진주에 자리해 있다. 역사적, 지리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여건은 양호하다. 특히 진주 남강은 지역에 대중음악을 녹여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진주대중가요사’ 발간 및 ‘진주대중가요사 전시회’ 개최, 진주 노래 발굴 및 데이터베이스, 진주를 소재로 하는 트로트뮤지컬 공연, 기존 교육시설을 활용한 ‘K-POP사관학교’ 형태의 대안학교 설립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대중음악 페스티벌’ 및 ‘진주 국제가요제’ 개최, 남강 변에 ‘진주 대중가요 기념공원’ 조성 및 기존 건물 등을 활용한 ‘한국대중가요 100년사(史) 체험관’ 건립 등도 근사할 것 같다. 한국대중음악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진주의 특성에 맞게 개발하여 시민의 문화의식 향상에 기여하고, 내·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여 지역문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 역할을 기대한다.

진주음악은 정통 트롯에서부터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국악, 문학, 미술, 영화 등 또 다른 문화예술이 따로 또 같이 혼융하며 발전해 왔다. 외국인이 케이 팝의 본 고장, 한국대중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한 곳 쯤은 있어야 그래도 문화선진국 행세라도 하지 않을까. 진주는 우리 가요의 뿌리가 숨 쉬고 있는 곳이다. ‘대증음악도시 진주’를 꿈꾸며 진주시의 의견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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