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겨우 이러자고 지방자치 하자고 했나?
[사설]겨우 이러자고 지방자치 하자고 했나?
  • 경남일보
  • 승인 2024.09.24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가 부활 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경남도내 시·군의회에서 의장단 감투싸움으로 반목과 갈등, 해외여행 구설수가 고질병에 이르고 있다. 의원 자질 문제를 떠나 의회의 역할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 기초이다. 최근 이런 지방자치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 그것도 지방자치를 지켜내야 할 지방의회 의원들에 의해서다.

원 구성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간 극단적인 대립이 겨우 봉합된 거제시의회가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유례없는 폭우로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수해복구작업에 모든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굳이 해외여행 참여를 강행하겠다는 태도는 비상식적이라 여겨질 수밖에 없다. 거제시의회 일부 시의원들의 해외출장 강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시의원 사퇴를 촉구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거제시협의회에서 진행하는 동남아남부협의회 한인회와의 교류 사업에 당초 시의원 7명이 동승하기로 했다가 여론과 눈치로 3명은 포기 했다. 동료의원들과 관련 단체의 우려와 만류에도 나머지 4명의 의원들을 기어이 동승하겠다고 전해져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행사취지 또한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50일간 자리싸움으로 일도 내팽개쳤던 시의원들의 해외 출장비까지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출해야 한다.

툭하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불거지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막장 수준의 감투싸움은 기본이고, 해외여행 등 잿밥에 눈이 멀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의원들도 부지기수다. 함량 미달 의원들이 지방 분권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인 셈이다. 이런 지방의회 수준으로 자치분권이 가능하겠나. 지방의회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문제 의원에 대해 중징계는 물론, 공천한 중앙 정치권도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주민들의 혈세만 축내는 지방의회라면 차라리 없애는 게 더 낫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행태 수준이 이런 정도라니 기가막히다 못해 충격적이다. 겨우 이러자고 지방자치 하자고 했나를 묻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