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보다 실속, 님비 대신 미래[상]거창 화장장 '공원처럼'
혐오 보다 실속, 님비 대신 미래[상]거창 화장장 '공원처럼'
  • 최창민
  • 승인 2024.05.28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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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반대’하던 혐오시설 인식 변화
지속가능 미래 고민·경제적 이익 효과
‘거부감 없는 시설’로 주민 사전 설득
경남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 설치를 두고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지자체들이 입지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른바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는 님비(NIMBY)의 만연이 이런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민들 사이에 미묘한 인식변화가 감지된다. 오히려 이같은 시설들을 유치하고자 경쟁하는 마을들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거창군의 경우 오랜 논의와 경쟁 끝에 최첨단 화장장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부지규모 3만㎡, 사업비 198억원, 화장로 3기 관련시설을 내년 하반기 착공 후 2026년 초 준공할 계획이다. 이는 환경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고 그만한 인센티브가 뒤따라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로 삶의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경남일보는 혐오시설이 오로지 부정적인 것만 아니고 잘 활용하면 지역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더 이상 혐오시설은 과거의 몫이 아니라 미래를 고민해야하는 현재의 몫이라는 시대정신이 이러한 현상을 관통한다. 혐오시설(嫌惡施設)의 사전적 의미는 지역 주민에게 공포감과 고통을 주거나, 주변 지역의 쾌적성을 훼손해 집, 땅값이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유발하는 시설을 의미한다. 주로 화장장, 쓰레기 소각장을 혐오시설로 취급하기도 한다. 특히 소각장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지어 역풍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민들의 인식전환이 엿보인다.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보다는 한발 물러나 이러한 시설을 유치함으로서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여부가 척도가 된다. 이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업추진측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일방적 밀어붙이기 보다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서 동의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친환경적인 시설과 오염원을 원천 차단하는 과학적인 시설을 도입함으로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거창군의 남하면 대야리 일원의 화장시설 선정이 그렇다. 이곳의 부지규모는 3만㎡, 사업비 198억원, 화장로 3기와 관리사무실, 유족대기실, 휴게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행정절차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 착공 후 2026년 상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해당 주민에게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주민지원 및 지역개발사업으로 60억원, 화장장 수입의 20% 배분, 매점 식당 카페운영권 부여, 유공자 포상금 3000만원을 지급한다.

지역주민들은 그동안 화장장이 없어 진주시, 심지어 타도인 경북 김천시 등 먼곳을 이용했다. 이도 해당 지역주민 우선제도에 밀려 장시간 차례를 기다려야했다. 이용료까지 차등 적용받아 5~6배 높은 요금을 지불하는 불편도 감수했다.

거창군의 화장시설 건립이 가능했던 것은 ‘거부감 없는 공원 같은 장사시설 건립’을 목표로 주민갈등 사전해소를 위해 장소 선정을 공모로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치추진위원회측은 서면심사 및 현장심사, 종합검토를 토대로 △주민동의 △법령저촉 △민원요소 △접근성 △환경성 △경제성 △종합검토 등의 선정 기준을 두고 엄격하게 평가했다. 여기서 주민 동의 97%를 얻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사실 거창군에서도 그동안 지역주민들 간 후보지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고 성공적으로 처리함으로서 지역주민, 타 지자체 귀감(龜鑑)이 되고 있다.

진주시의 안락공원(화장장시설)은 기존 화장장에다 현대식시설을 갖춰 확장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했다. 이곳에도 문화 휴식 산책 등 다목적 생활공간,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함으로서 다양화·고급화하는 장묘문화 추세에 부응하고 있다. 총사업비 633억원 대지 13만 1156㎡에 건축면적 6852.28㎡ 규모로 내년 10월 준공할 예정이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화장장 입지예정지역인 거창 대야마을 주민들이 선진화장시설을 찾아가 견학 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거창 대야마을과 인근 화장장 선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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