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갑·을’ 민주, ‘양산갑·을’ 국힘, 쪼개진 낙동강벨트
‘김해갑·을’ 민주, ‘양산갑·을’ 국힘, 쪼개진 낙동강벨트
  • 정희성
  • 승인 2024.04.11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태호, 김두관에 승리…당내 위상 커질 듯
창원 성산은 단일화 없이 민주당 승리 이변
정치지형 보수 12~13, 진보 3~4석 고착화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5석(비례대표 포함)을 차지하며 압승을 했지만 경남에서는 여야 모두 4년 전과 비교해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에서 참패했지만 다행히 경남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피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민주당은 경남에서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고 6~8석까지 노렸지만 21대 총선과 같은 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민주당이 내건 ‘정권 심판’ 슬로건이 수도권 유권자를 움직였지만, 경남에는 제한적인 영향밖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의 정치지형은 보수 12~13석, 진보 3~4석 정도로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6석 가운데 13석을 가져갔고 민주당은 3석을 차지했다. 21대 총선(2020년)에서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12석, 민주당 3석, 무소속 1석이었다. 무소속 후보가 당 공천에 불복해 당시 미래통합당을 탈당한 김태호 후보인 점을 감안하면 보수가 13석이다.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새누리당 12석, 민주당 3석, 정의당 1석이었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를 지키고 창원 성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지만, 양산을을 잃으면서 낙동강 벨트의 한 축인 양산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여야로 갈라진 낙동강 벨트=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낙동강 벨트’인 양산과 김해에서 고전했다.

민주당이 양산을(김두관),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정호)에서 승리한 반면 미래통합당은 양산갑(윤영석) 1곳에서만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16곳 싹쓸이를 목표로 내걸었고 이를 위해 3선 중진인 김태호·조해진 의원을 양산을과 김해을로 보냈다.

‘양산을’은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경쟁한 ‘인천 계양을’과 함께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여러 가지 닮은 점이 많은 경남 정치 거물들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기초단체장(남해군수·거창군수) 출신으로 경남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전투 같은 선거가 치러진 이곳에서 51.05%를 얻은 김태호 후보가 48.94%에 그친 김두관 후보를 2.11%(2085표)차이로 따돌리고 4선 고지에 올렸다.

당의 요청으로 험지에 출마해 현역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김태호 의원의 경우 당내 입지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산을은 20대 총선에서 양산이 인구증가에 따라 ‘갑·을’로 분구되면서 처음 생겼는데 국민의힘은 이번에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양산갑에서는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민주당 이재영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윤영석 당선인은 선거운동 도중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을 지나면서 “문재인 직이야(죽여야) 돼”란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4선에 성공했다. 반면 김해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43.80%)은 민주당 김정호 의원(56.19%)에게 12.39%차로 패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김해갑·을 사수한 민주당 민홍철 후보(김해갑)는 4선, 김정호(김해을) 후보는 3선 고지에 각각 올랐다.

◇ 3석 그친 민주당, 창원 성산 승리에 ‘위안’= 민주당은 경남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번 선거에서 내심 6~8석을 기대했지만 21대 총선과 같은 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경남은 비껴간 것이다. ‘김해갑·을’은 수성에 성공했지만, 양산을을 국민의힘에 내줘 ‘낙동강 벨트’ 확장에 실패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창원에서 민주당 깃발을 꼽는데 성공했다.

창원 성산에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국민의힘 강기윤,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3파전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진보당과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녹색정의당과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승리에 먹구름이 끼였다. 창원 성산은 진보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당선, 실패하면 낙선이라는 공식이 되풀이됐다.

하지만 허성무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했다. 허성무 후보는 46.38%, 강기윤 후보는 45.70%를 각각 득표했다.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7.91%에 그쳤다. 창원 성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창원 진해 선거구의 패배가 뼈아프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에 1.36%(1405표)차이로 아쉽게 패했던 황기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설욕을 노렸다.

황 후보는 재선의 이달곤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종욱 후보와 새롭게 대결했는데 이번에도 0.49%(497표)차이로 석패했다.

◇녹색정의당 입지 축소·진보당 성과=정의당은 창원 성산에서 2016년 20대 총선(노회찬 당선)과 2019년 보궐선거(여영국 당선)에서 승리한 바 있다.

창원 성산은 노동자들이 많은 선거구로, 후보 단일화만 성사되면 진보진영이 무난히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득표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2019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 여영국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거대 양당의 조직력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진보당은 애초 8개 선거구에 후보를 했지만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진행하면서 모두 사퇴했다. 대신 경남에 지역구 후보가 1명도 없는 상황에서 경남 출신 비례대표 당선인을 1명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 창원의창에 출마를 준비했던 정혜경 후보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5번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정희성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