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다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12.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숙 (월산중학교 교사)
경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한 ‘나라사랑 대한민국 독립운동 사적지 대장정’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상하이를 시작으로 일본의 박해를 피해 이동한 항저우와 김구 선생님의 피난처 자싱, 한국광복군을 결성해 광복하는 그날까지 일제를 상대로 화려한 불꽃을 사른 충칭까지 그 발자취를 밟아보고 돌아왔다. 더불어 광복 후 김구 선생님이 귀국해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생활하셨고 국내 임시정부 청사로도 사용했던 경교장(서울 종로구)까지 둘러보았다. 경교장은 3년여의 복원과정을 거쳐 올 3월 64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하이 임시정부뿐만 아니라 항저우, 충칭 임시정부 어디를 가도 그 당시 모습을 최대한 복원해 김구 선생님과 임시정부 관련 자료들이 질서 정연하게 전시·보존되어 있어서 책으로만 읽고 사진으로만 본 자료들을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 본다는 벅차오름과 감동이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일본의 감시와 추적을 피해 항저우로 이동하게 된 임시정부 요인과 독립 운동가들이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가가 촉촉해지던 단국대 한시준 교수님의 모습은 이번 답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의 하나다.

또한 윤봉길 의거 이후 김구 선생님이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장진구(張震球), 장진(張震)이라는 이름으로 변성명해 피난생활을 했던 자싱의 재청별장을 둘러보고서, 일제의 어마어마한 현상금(현재의 300억원 정도)과 함께 도망자가 된 김구 선생님을 이런 시골 오지까지 피난시켜 특별경계와 보호를 해 준 장제스를 비롯한 주푸청, 주자루이 등 당시 많은 중국인들의 호의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충칭 임시정부는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시기인 만큼 그 규모나 위상에 가슴 뿌듯했다. 환국하기 전 연화지 청사 계단 앞에서 기념촬영한 사진 속 그 장소를 직접 가서 선열들의 숨결을 느끼고 발자취를 같이 밟아 본다는 벅차오름이 아직도 생생히 느껴지고 있다.

반면 걸어서 1km 근방에 있는 폐허 상태의 한국광복군총사령부 구지를 지키기 위한 역사학계와 광복회 단체의 지속적인 대책수립 요구와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들로부터 이를 지키기 위한 충칭시 당국의 거듭되는 지원과 배려 노력에도 묵묵부답인 우리 정부의 대응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부디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혜안으로 이런 문제에 앞장서서 대응해 주길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다.

역사교사로서 항상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학생들 앞에 서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책으로만 느끼는 답답함, 답사에 대한 동경과 가슴으로 느끼는 살아 있는 교육에 대한 목마름, 무엇보다 작금의 역사에 대한 무관심과 역사교육의 위축 현실 등에 안타까워했다. 이번 대장정은 앞으로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앞으로 걸어야 할 역사교사들에게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한 우리 도교육청의 첫 발걸음이요, 그 길이 중도에서 끊어지지 않고 더 큰 길을 만들어주고 또 다른 길과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도교육청의 전국 첫 ‘발자욱’이 ‘길’이 되어 다른 시·도 교육청이, 나아가 우리 정부가 지나가는 ‘더 큰 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제2, 제3의 독립운동 사적지 ‘대장정’이 계속되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김순숙 (월산중학교 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