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다문화와 아이들
[경일춘추]다문화와 아이들
  • 경남일보
  • 승인 2024.05.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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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영 시인
유승영 시인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작은별’을 부르는 동안 우리는 웃었고 우리는 친해졌다. 아이들이 각기 다른 빛으로 반짝였다.

현대는 다문화의 시대이다. 세계 각국의 문화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다문화의 넓이와 깊이가 이제는 낯설지 않으며 어제와 다른 사회적 분위기가 돼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지금까지는 단일 문화와 단일 언어 국가였다면 이제는 세계화의 움직임에 따라 다문화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1990년 이주노동자들과 국제결혼이 성황을 이루면서 다문화 가정이 매년 늘고 있다. 우리는 다문화 국가로서 어쩌면 세계화의 물결에 맞춰 세계 속의 한국이 됐다. 한국사회 내부는 탈북자와 조선족의 디아스포라 한인의 유입도 한 몫을 했으며, 이것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시대가 됐다.

올해는 다문화 연구소에서 한국어 강사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으로 한국에서 출산한 자녀들과 중도 입국한 청소년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다. 아이들은 전국의 초·중·고에 배치돼 교과수업과 한국문화를 익히고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케빈과 무하마드, 수줍음이 많은 조선족 향심이, 베트남의 진주와 소은이와 가은이 그리고 다영이와 아름이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 멋쟁이 팜휘안은 방긋 방긋 잘 웃어주는 친구다. 옥이는 목소리가 작지만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다. 한글은 세계의 언어 가운데 다소 어려운 축에 속한다. 문장이 다양하고 자음과 모음을 합쳐야 글자가 되기에 많이 어렵다. 새로운 언어를 받아들이는 일은 태어나면서부터 익힌 모국어와는 쉽지 않다.

봄비치고는 많은 비가 내린 첫 날 수업은 설레이고 기대가 됐다. 우리의 한글을 외국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자랑스럽다.

‘선생님처럼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요. 손흥민처럼 축구를 잘 하고 싶어요. 기린처럼 키가 크고 싶어요.’ ‘~처럼’의 문법을 익혔다. 아이들도 나도 싱글벙글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작은별’을 부르는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다. 발음은 서툴지만 진주는 율동까지 곁들였다. 순간 뭉클했으며 아이들의 눈빛이 보석처럼 빛나 보였다.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듯 낯선 언어를 익히고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과의 시간이 새롭다. 다문화적인 것을 사회적인 의식과 함께 주목하면서 한국 사회의 통합을 위해 우리 모두는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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