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75]뇌경색(맹태영 시인)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75]뇌경색(맹태영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24.08.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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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말들이 어눌했고 걸음걸이도 비뚤비뚤했지요
가끔 어지럽다 해도 별일 아니라 생각했는데

꽃이 지고 나서 알았죠
반쪽만 피었던 동백나무가 그 사람 닮았다는 걸

―맹태영(시인), ‘뇌경색’

앞으로 닥칠 불행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사람에게 주어졌다면, 우리는 좀 덜 슬퍼하지 않을까. 지진이나 자연재해를 예측하기도 한다는 동물은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데, 사람의 감각은 동물보다 예민하지 못해서 닥칠 불행을 미리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슬픔이 크고 오래 가는 이유이리라.

‘그 사람’의 이상행동을 미리 감지하지 못한 화자는 동백꽃, 아니 비스듬히 선 꽃나무만 봐도 슬퍼질 것이다. 붉은 동백은 화자에게 다시는 예전의 동백이 아닐 것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겨우, 화자의 슬픔에 공감하는 것 뿐. 시인·계간 디카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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