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관광산업 활성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경일시론]관광산업 활성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8.28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그동안 경쟁력을 자랑했던 제조업이 중국, 인도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의 추격에 쫓기고, 자동화 등으로 고용 유발효과까지 떨어져 일자리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무인자동차, 바이오 등 지식 집약적 산업을 육성해야 하지만 4차 산업기술만으로 노동 집약적 중소기업,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확보해 주기는 어렵다.

미래의 유망 먹거리산업으로 관광산업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관광산업은 공해가 없고 고용 유발효과도 다른 산업에 비해 크다. 소득탄력성도 높아 소득이 많아지면 여행 수요가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주변에 중국(14억명), 일본(1억 3000만명), 필리핀(1억명), 베트남(9600만명), 인도네시아(2억 6000만명), 태국(7000만명), 말레이시아(3000만명), 인도(12억 8000만명) 등 인구 대국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인천공항에서 비행시간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147개나 있다. 중국인이 1년에 1000만명씩 평생 한번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도 전체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데는 140년이 걸린다. 작년에 중국인 입국자는 450만명이었다. 인근 국가들은 빠른 속도로 1인당 소득이 늘고 있어 해마다 해외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관광자원면에서 유럽, 중국 등 외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고 한다. 관광산업은 자연경관이나 역사적 유물 등 부존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드는 것은 노력하기 나름이다. 과거 일본 정부는 관광에 소홀했으나 수년 전부터 관광청을 설립하고 입국절차 간소화, 면세점 개선 등 각종 관광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전에는 한국보다 외국인 입국자 수가 적었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동력이 떨어지자 관광산업 육성에 매진했다. 껌을 소지하지 못하게 할 정도였던 싱가포르 정부는 센토사섬과 마리나베이 두 곳에 카지노를 포함한 종합리조트 건설을 허용했다. 그 후 관광객이 급증해 지난해에 2000만명으로 늘었다.

국내 관광 인프라는 내국인의 국내 소비 확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내국인의 해외 관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년에 비해 20%로 늘어나 관광수지 적자는 200억달러로, 약 20조원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관광산업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관광청’을 신설해야 한다. 관광인프라 확충도 절실하다. 예컨대 설악산, 속리산, 지리산 등에 케이블카 또는 산악열차를 설치해야 한다. 스위스 융프라우나 중국 황산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가 없다면 외국인 관광객이 그곳까지 갈 리가 없을 것이다. 산지가 70%에 가까운 한국은 수많은 도로를 산지에 놓는데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의료관광도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 주변 개도국의 부유층이 암 수술 등 병 치료를 위해 한국에 온다. 그동안 규제가 많이 완화됐지만 아직도 많은 규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기준 의료관광객이 태국은 280만명, 싱가포르는 130만명인데 한국은 50만명에 불과하다. 의료관광객은 다른 관광객에 비해 고용 유발, 소비 지출면에서 효과가 훨씬 크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즐길거리도 개발해야 한다. 스페인의 사양산업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부활한 사례나 구리 제련산업과 함께 쇠락한 일본의 나오시마가 세계적인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정만석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