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는 쌀도 소도 물고기도 못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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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민
  • 승인 2024.08.20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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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재배농들 ‘한숨’

올해 여름 유난히 긴 폭염과 계속된 소나기는 벼 생육에 최상의 환경이었지만 풍년도 반갑지가 않다. 쌀 소비는 매년 줄고 있고 풍년으로 쌀이 남아돌면 가격하락은 더 가팔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들이 한포대에 4만4619원을 기록했다. 80㎏들이로 환산하면 17만8476원이다. 지난해 수확기(10∼12월) 평균 80㎏들이 한가마당 20만2797원이었던 산지 쌀값이 줄곧 내림세를 타면서 17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쌀 소비도 많이 줄었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을 기록했다. 2022년(56.7㎏)보다 0.5% 줄었다. 30년 전(110.2㎏)의 절반 수준이다. 하루 소비량은 154.6g(한 공기 반)에 그쳤다. 반면 논벼 생산비는 증가 추세다. 고환율에 겹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해 생산비가 2022년에 비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벼 재배농 한숨
벼 재배농 한숨

 


지난해 농업경영비 역시 원자재 값 상승에 따라 전년 대비 6.6% 상승했으며, 농가부채는 평균 4158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업소득은 최악이다. 지난해 농업소득은 1114만원으로, 월로 환산하면 92만8000원 수준이었다. 이렇다보니 전국 각 지역에서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축산농가 한탄
축산농가 한탄

 

소값 하락 축산농가 ‘한탄’

한우 가격 폭락 역시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폭등한 생산비 대비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해 소 1두 출마마다 약 230만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전국 한우 농가들은 지난 달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약 1만2000여명은 버스 300대, 소 반납차량 등을 동원, 한우 반납 투쟁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우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계속되는 폭염도 농가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7월부터 시작된 폭염은 8월 들어 절정에 이르고 있고 처서를 앞둔 8월 중순에도 매일 체감온도 35도 이상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축사내 한우들은 여름철 온도가 높아지면 체내 대사 불균형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폐사로 이어진다. 축산농가들은 바람이 잘 통하도록 송풍팬을 가동해 체감온도를 낮줘주고, 지붕에 단열재를 보강하고 차광막을 설치하여 온도상승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사료 또한 단위면적 당 사육두수를 평시보다 10~20% 줄여 축사내 온도상승을 줄여주고, 사료는 조금씩 자주 급여하고, 사료조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한우가격 하락으로 추가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도내 한 축산농가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급수량은 충분한지 확인하고 급수조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사료도 변질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경쓴다”고 전했다.
양식어장 탄식
양식어장 탄식

 

어류 폐사 양식어장 ‘탄식’

폭염 여파로 고수온이 이어진 남해안에 양식어류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통영·거제·고성지역 50개 어가에서 총 157만8000마리가 폐사했다고 20일 밝혔다.

통영시 38개 어가에서 조피볼락(우럭)과 숭어 등 122만6000마리가, 거제시 11개 어가에서 조피볼락과 넙치 등 33만2000마리가, 고성군 1개 어가에서 넙치 2만마리가 각각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모두 고수온 피해로 추정된다. 경남에서는 지난주 말부터 폐사 신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경남도는 지난 13일께 냉수대가 소멸한 후 바닷물 온도가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6일 경남 전역에 고수온 경보를 발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다 표층 수온이 25도가 되면 고수온 예비특보를, 28도까지 오르면 주의보를, 28도가 넘으면 경보를 발령한다.

경남은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최대 해상가두리 양식장 밀집지로 꼽힌다.

강민중·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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