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경일시론]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8.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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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얼마 전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취임식이 있었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경상남도의 미래는 경상국립대학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경상국립대학교를 잘 발전시켜서 우리 대학으로 인해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는 취임사가 있었다. 즉 경상국립대학의 발전은 경상남도의 발전과 지역의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3대 개혁은 연금, 노동과 교육이다. 그중 교육 부분은 미래 나라를 살리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대학서열을 철폐하고, 양보다는 질적으로 대학을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도 1국립대학과 서울대학 10개 만들기를 통해 대학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종영교수의 ‘서울대학 10개 만들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골자는 각 도에 있는 거점국립대학을 서울대학과 같은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인구 4000만인 캘리포니아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인데, UC-버컬리, UC-산타바바라, UC-LA등과 같이 개편하자는 것이다. 즉 9개 지역 거점대학들을 부산대학은 서울대-부산, 경북대학교는 서울대-경북과 경상국립대학교는 서울대-경남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예산을 현재 서울대학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학의 정부 지원 예산은 약 1조 5000억이고, 지방 거점대학은 5000억 정도이다. 약 9조의 예산이 더 필요한데, 지금 대학의 보유예산과 기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을 제외하면 정부 지원 예산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인 박정희 정부에서 부산대학 공대를 기계로 특화를 시켜 현재 창원 기계공업단지가 만들어 졌고, 경북대학교 공대를 전자로 특화시킨 덕분에 구미를 중심으로 전자공업이 발전하였다. 그리고 전남대학교 공대를 화학공업으로 특화시켜 여수여천 공단의 화학공단이 이젠 세계적인 공업단지가 되었다. 미래를 예측한 과감한 교육혁신 결단과 정부 지원에 의한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텍사스를 옥토로 만들고, 테슬라를 유치한 것은 ‘교육은 국가를 지킨다’라는 교훈을 가진 텍사스 오스틴과 같은 유명한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벨리도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대학들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대학 내 혁신을 위해서는 먼저 우수한 대학교수 채용과 교수들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좀 더 강력하게 도입해야 한다. 미국의 교수채용을 보면, 준비하는 것이 우리하고 많은 차이가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개인 미팅과 그룹 미팅, 리서치 발표, 그리고 짧은 샘플 수업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사람이 우리 대학에 꼭 필요한 사람인지를 다양하게 판단한다. 주위 교수들의 추천서는 물론이고, 그동안 학위과정 중 활동과 학회 활동 등을 제출하고 면접을 받아야 한다. 특히 마지막 면접은 2박3일이나 1박2일 동안 관련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발표하고 토론 등을 통해 본인의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특히 미국대학은 융합학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국내 카이스트와 몇몇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을 잘 보완해서 타 대학들도 도입했으면 한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융합보다는 관련 전공과 논문이나 저서 등으로 주로 점수화하여 교수를 채용한다. 한마디로 미국은 논문보다는 이 사람의 과거를 통해 앞으로 우리대학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보는 반면에 한국의 대학은 이 사람이 논문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한다. 그러다 보니 채용 이후의 이 사람의 역할은 등한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6년부터 국립대학들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였는데, 2011년 법인화된 서울대학은 경직된 관료주의 산물인 호봉제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 공청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서울대학에 좀 더 강력한 성과연봉제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 국민소득 5만불 시대와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각도의 거점대학 9개를 서울대학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예산을 지원하고, 강력한 대학의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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