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회 “진주, 알면 알수록 알려드리고 싶네요”
문사회 “진주, 알면 알수록 알려드리고 싶네요”
  • 백지영
  • 승인 2024.08.13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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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년 맞은 진주문화유산해설사회
지난해 진주 문화재야행서 해설 봉사
매주 공부모임, 시민 만남 다시 기대
“토박이인 저도 몰랐던 진주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공부해 다른 진주시민이나 관광객에게 일깨워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진주 칠암동 진주문화유산원으로 각양각색의 시민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진주문화유산 해설사회, 줄여서 ‘문사회’라고 부르는 모임에 소속된 회원이다.

진주문화유산 해설사회는 지난해 8월 설립돼 이제 막 만 1년을 맞이한 모임이다. 진주 토박이는 물론, 진주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진주로 이사 온 뒤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 시민 등 18명으로 구성됐다.

행정 단위에서 예산을 들여 양성한 후 주요 관광시설에 배치해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문화관광해설사’와 명칭은 비슷하지만, 순수 민간 차원의 자생 모임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문사회는 진주문화유산원이 주최해 온 진주문화유산대학 1·2개 수료생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진주지역 문화유산 보호·관리와 학술 연구, 해설사 활동 등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8월 진주문화재야행 당시 무료 해설 봉사였다. 진주성 내 촉석루와 북장대 등 6개 문화유적에 배치돼 각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해설 봉사에 나서는 등 스탬프 투어(도장 찍기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그 경험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준매(65)씨는 “작년 문화재 야행 당시 북장대 해설을 맡았는데 관광객은 물론 진주시민들도 선화당이나 창렬사, 옛 경남도청 청사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알게 돼 흥미로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금전 한 푼 돌아오지 않는 해설 봉사지만 내 고장 진주의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기쁨과 보람이 컸다.

이를 계기로 해설사회를 꾸린 이들은 지난 3월부터는 본격적인 진주 문화유산 공부에 나섰다.

지난해 해설봉사 당시 들려주지 못한 더 깊은 이야기를 다음 문화재 야행에서는 들려줘야겠다는 마음으로 6개월째 매주 월요일 저녁 공부방을 열고 진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키웠다.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도 흔쾌히 무료 강사를 자처하고 △경남도청 128년사 △경남 의병사 △경상우도 병마절도영과 중영 △진주문화유적 해설론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지난해 문화재 야행 당시 이들의 해설 봉사를 인상 깊게 보고, 다음에는 자신도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 이들도 함께 공부에 매진했다.

12일 모임에서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속에 담긴 진주의 모습이 주제였다. 한 주 전 만남에서는 오랜 공사 끝에 최근 공개된 진주대첩광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던 만큼, 이번에는 부담 없이 살펴볼 수 있는 가벼운 주제를 골라봤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한 진주 정촌면 죽봉터널, 최근 개봉한 독립영화 ‘진주의 진주’의 배경이 된 삼각지다방,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문산성당 등 다채로운 장소를 소개하면서 각 명소에 얽힌 일화와 견해 등을 나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장 후 관광객이 줄을 이은 창원 팽나무 사례와 최근 각종 지자체가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유치 예산을 편성한 사례를 언급하며, 매체에 등장한 진주지역 명소를 알리는 노력은 충분한지 질문도 던졌다.

문사회의 목표는 꾸준히 식견을 키워 다시 한번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해설 봉사에 나서는 것이다.

오는 15~17일 열리는 올해 진주 문화재 야행에서는 아쉽게도 해설 봉사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는 10월께는 지난해보다 깊어진 해설을 펼쳐보일 기회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성분(58)씨는 “문화유산대학과 문사회를 합쳐 3년간 갈고닦은 지식을 다른 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다”며 “저희 해설을 통해 한 분이라도 진주 문화유산을 더 깊이 들여다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공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12일 오후 진주 칠암동 진무문화유산원에서 진주문화유산 해설사회 공부 모임이 열렸다. ‘영화·드라마 속 진주’를 주제로 한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의 강의를 회원들이 듣고 있다. 백지영기자
지난 12일 오후 진주 칠암동 진무문화유산원에서 진주문화유산 해설사회 공부 모임이 열렸다. ‘영화·드라마 속 진주’를 주제로 한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의 강의를 회원들이 듣고 있다. 백지영기자
지난 12일 오후 진주 칠암동 진무문화유산원에서 진주문화유산 해설사회 공부 모임이 열렸다. ‘영화·드라마 속 진주’를 주제로 한 황경규 진주향당 상임고문의 강의를 회원들이 듣고 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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