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 울적하게 만드는 올여름 햇전어 품귀
[사설] 서민 울적하게 만드는 올여름 햇전어 품귀
  • 경남일보
  • 승인 2024.08.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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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전어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어황이 부진해 남해안 조업 어민들이 울상이라고 한다. 전어는 해마다 이맘때면 남해안 일대에 많이 올라와 어민과 횟집을 경영하는 상인, 소비자 모두를 즐겁고 신나게 해주는 어종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달리 어획량이 크게 줄어 조업 포기를 고려하는 어민도 없지 않은 모양이다. 바닷물 수온이 예년보다 매우 높아진데다 어장과 어업 사정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게 어획 감소의 원인이라고 한다.

지난달 중순 금어기가 풀려 어민들이 일제히 전어잡이 조업에 나섰지만 영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어업인은 “새벽부터 조업에 나섰지만 하루종일 잡은 전어가 5㎏에 불과하다”고 했다. 여기에다 연료값 상승에 인력난까지 겹쳐 어려움은 더욱 크다. 이런 형편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의 조업을 포기하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일이 될 것이라는 말로 어민들은 우울한 심정을 토로한다. 삼천포수협 관내 남해안 각 위판장에서 위판되는 전어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40~50%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서 올여름 전어 어황 부진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어획 사정은 횟집 경영자와 횟집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파급될 수밖에 없다. 전어 물량 공급이 원활치 못 하면서 횟집들은 값이 치솟은 전어 확보에 애를 먹게 된다. 그 여파는 이런 사정을 모른 채 고소한 전어맛을 즐기고 싶어 횟집을 찾는 서민에게 미치게 된다. 횟집에서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려 한 접시 값이 6만원 정도라고 하니 서민들은 먹을 엄두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근래 전어 위판가는 ㎏당 평일 2만5000원~3만 원 선, 주말의 경우 4~5만 원 정도라고 한다. 작년에 비해 1만5000원 이상 오른 값이다. 이처럼 높은 가격은 올여름 전어 품귀 현상에 따라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푸념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서민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게 남해안 햇전어다. 옛날에는 고소한 맛의 생선 대명사처럼 ‘가을 전어’라 했지만 근년 들어서는 ‘여름 전어’라 해도 될 만치 여름철 입맛을 돋구는 전어지만 올여름은 어획 부진으로 어민, 횟집 상인, 서민 소비자 모두의 심사를 울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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