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소멸 막을 수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기대하며
[기고]지역소멸 막을 수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을 기대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24.08.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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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경남도의원

 

지난달 22일 ‘공공기관 금고 지정의 지역 금융기관 우선 배정’을 위한 진주농축협운영협의회의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경남도의회 제416회 임시회에서 ‘공공기관 금고의 지역 금융기관 지정 촉진 대정부 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지역 금융기관의 단결된 외침이 더욱 절실하게 들려온다.

진주시는 도농복합도시로, 지역농협은 수십년간 도농상생의 균형발전과 농업, 농촌의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영농지원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농촌이 밭이라면 지역농협은 그 밭을 가꾸는 농부와 같다. 그러나 농촌 소멸이 가시화되면서 지역농협도 더이상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지역농협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지역 금융기관들이 지역소멸의 위기와 함께, 오히려 지역소멸의 위기보다 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면서 간과한 부분이 바로 지역 경제 부흥이다. 진주혁신도시의 경우 11개의 공공기관이 이전 해왔다. 그러나 경제 분야 만큼은 빈 껍데기만 옮겨와 반쪽짜리 성과를 달성한 것과 같다. 지역인재 채용과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대규모의 자본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경제의 발전과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2022년 공기업 평가지표에서 사회적 책임 분야의 배점이 줄고 재무효율성 배점이 늘어난 탓에 최근에는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발전을 위해 배정하는 예산도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이들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특히 혁신도시의 설립 취지는 지역균형발전에 있는 만큼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야 하며, 그 방안 중 하나가 공공기관 운용 자금 일부를 지역 금융기관에 예치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효과는 분명할 것이다. 자본이 지역 내에서 순환하며 지역 내 기업과 개인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 강화와 재정 건전성 확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이 기대되기에 그 시급성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역 경제 활성화는 수도권으로부터 자본의 분산이 실현되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를 위해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현재 공공기관들이 거래 금융기관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지역 금융기관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법률과 규정을 정비하여 공공기관이 일정 금액 이상을 지역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업 경영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와 보증제도 등을 도입하여 공공기관이 자발적으로 운용 자금의 일부를 지역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유도하고, 예금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금융기관의 역량 강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재정적, 기술적 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 대정부 건의안은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 앞으로 공공기관과 지역 금융기관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지역 금융기관이 지역소멸을 극복하는 지역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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