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로컬푸드 경쟁력은 안전에 있다
[기고]로컬푸드 경쟁력은 안전에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7.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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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하동사무소장
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하동사무소장


최근 몇 년 사이에 ‘로컬푸드’라는 상호를 단 마켓이 시·군과 특정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단어조차 생소하던 로컬푸드는 2016년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약칭 농산물직거래법)이 제정·시행되어 법적 추진 근거가 마련되고, 이에 따라 각 지자체의 로컬푸드 설립요건 및 지원대상 등 제반 설립 규정 등을 담은 자체 조례가 제정되면서 오늘날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는 날로 높아 가고 있다.

지역 내 다품목 소량 생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농업구조와 잘 조화를 이룬 일대 농업 유통 혁신이다. 농업인은 근거리에서 생산된 다양한 농산물을 유통 단계를 축소하여 직접 소비자에게 공급하므로 농업소득 증가를 도모할 수 있고, 소비자는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참여 단체도 다양하다. 지금껏 주로 도시 소재 농협이 품목별 소속 조합원을 규합하여 직매장을 열어 초기 열풍을 선도하였다면 최근에는 소규모 텃밭 공동체와 같은 법인에서도 친환경·GAP 농산물과 더 단축된 근거리 생산 특성을 무기로 곳곳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설립되어 접근성을 높여 나가고 있으며, 품목도 지역의 가공 식료품, 공예품까지 확대되어 지역특산물 백화점 역할까지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로컬푸드 운동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십 년 전부터 활발하게 전개되어 오고 있다.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운동’ 일본의 ‘지산지소운동’, 이탈리아의 ‘슬로우푸드’, 네덜란드의 ‘글린케어팜 운동’이 예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장거리 이동이 필요치 않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는 장점도 있어 탄소 중립 정책에도 부응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의할 사항이 있다. 아무리 신선하고 보기 좋은 제품도 안전하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 소비자 단체에서 농업인과 소비자 1400명을 대상으로 농산물 안전과 관련해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잔류농약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중금속, 병원성미생물, 생물독소 등을 꼽았다.

이처럼 농약은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는 농업인과 소비자가 많지만 오히려 농약은 식량 생산을 책임지는 가장 과학적인 작물보호제이며 농약마다 안전사용기준과 잔류허용기준을 정하여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므로 오해와 선입견을 품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PLS(Positive List System,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농약 성분은 불검출 수준의 기준을 적용하여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농약은 해당 작물에 아예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먹거리 안전만큼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생산단계부터 주산지 특산물과 소면적 재배작물, 수출농산물, 로컬푸드 납품농산물, 학교급식 농산물의 잔류농약 검사와 병원성미생물 등 조사는 물론 토양 중금속 등 재배환경조사까지 촘촘하게 관리하여 부적합 농산물 출하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신 분석 장비와 전문 인력을 수준을 갖추고 유해물질 국제숙련도 평가에서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은 시험연구소를 비롯한 9개 광역 지원의 분석실에서 지역농산물의 안전관리를 지원하고 있어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유해물질 관리 시스템 속에 로컬푸드 농산물의 안전관리를 잘 연계해 나간다면 소비자의 무한 신뢰속에 지역농산물 발전을 견인하고 소규모 농업인부터 대규모 농업인을 아우르는 지역농업 유통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시 말하건대 농업인과 소비자의 상호 신뢰에 기반한 로컬푸드 유통시스템의 완전한 정착을 위해서는 유해물질 안전관리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 농업인, 종사자 모두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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