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결국 단일화, 대선판 뒤흔든다
윤석열-안철수 결국 단일화, 대선판 뒤흔든다
  • 이홍구
  • 승인 2022.03.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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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코 앞 전격 합의…‘이-윤’ 대결로 재편
국민의힘 “대선 이미 끝났다…완벽한 정권교체”
민주 “전통적 지지층 결집”…후폭풍 차단 급급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후 후보가 3일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대선판세가 극적으로 출렁이고 있다.

4자 대결로 진행됐던 대선구도는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후보 대 윤석열 후보 양자 간 일대일 대결구도로 재편됐다. 여야는 단일화를 계기로 서로 지지 세력이 총결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정권심판 표심이 뚜렷해지면서 윤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반해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자들의 총결집 가능성도 있어 이 후보가 꼭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이번 단일화는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에 성사된 만큼 여야는 각자 ‘지지 세력이 결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총력을 쏟아 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통해 정권심판론 구도가 완성됐다며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석열·안철수 후보도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단일화 선언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로 전선이 단일화되면서 승기를 잡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며 “1∼2% 포인트 초박빙이었는데, 그게 적어도 4∼5% 포인트 정도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됐더라도 유권자들이 단일화 사실을 아는 만큼 그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방심하는 모습을 경계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확대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늘 단일화는 매우 감동스럽고 그런 거지만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단일화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해이해지거나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본인부터 이날 회견 후 기자들에게 “고개를 드는 순간 진다는 말이 있다”며 “단일화했다는 게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윤-안 단일화’ 소식이 알려지자 비상 회의를 소집하고 24시간 대응 체제를 가동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이 하는 것”이라면서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현명하다. 지금까지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당원·지지자들이 비상한 결의로 나서주시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단일화의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파장을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단일화 변수’가 이미 표심에 충분히 반영되어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여론전을 펴고 있다. 오히려 야권 후보 단일화의 위기감으로 친문·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당시 후보와 단일화한 정몽준후보가 선거 전날 단일화를 철회한 것이 오히려 지지층 결집 효과를 불러온 과거 사례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단일화 선언이 너무 늦었다”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우리 지지 세력이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께 윤 후보와 함께 단일화 합의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12시30분 중앙선관위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따라 지난달 23~28일 투표를 마친 재외국민 중 안 후보를 선택한 표는 사표가 됐다. 4~5일 진행되는 사전투표의 경우 유권자들은 이름 옆 기표란에 ‘사퇴’ 문구가 들어간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된다. 대선 본 투표일인 9일에는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쓰여 있고 도장 기표란도 공란으로 남는다. 이 경우 유권자가 안 후보나 김 후보를 찍으면 해당 표는 무효, 즉 사표가 된다. 다만 후보직을 사퇴했다는 안내문이 투표소에 부착된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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