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팔았는데 덜 벌었다" 엔저 직격탄 한숨
"더 팔았는데 덜 벌었다" 엔저 직격탄 한숨
  • 이은수
  • 승인 201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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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진단]엔저 직격탄 맞은 파프리카
‘원고(高)엔저(低)’환율 여파 등으로 경남지역 신선 농산물 수출의 일등공신인 파프리카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엔 환율은 올해 1분기 평균 100엔당 1197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1453원보다 100엔 당 256원이 떨어졌다. 이같은 엔화 약세로 일본 주력 수출농산물인 파프리카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출 물량이 증가했지만 금액이 현저히 감소하며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출물류비 지원 등 정부의 긴급지원과 함께 일본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엔저 영향, 수출 더하고도 수입은 30% 줄어

경남 농산물 가운데 수출 물량 1위는 단연 보석채로 불리는 파프리카다. 파프리카는 작년 한해 1만4400t을 일본에 수출해서 4929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국내 파프리카 전체 수출의 56%에 해당한다. 2위 품목인 딸기(2092t수출·2003만4000달러 수입)보다 수출금액이 2배이상으로 경남 신선농산물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진주시 39.5ha(50농가·1240달러 수출), 함안군 20.1ha(23농가·960달러 수출), 창원시 16.9ha(28농가·740달러 수출) 순이다.

문제는 파프리카가 고소득 작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데다가 일본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저영향으로 수익성의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파프리카는 올해 1분기 2937t을 일본에 수출, 지난해 같은 기간(2892t)보다 1.6%(45t) 늘었다. 하지만 수출 금액은 지난해 193억3800만원에서 올해 180억6300만원으로 6.6%(12억7500만원) 감소했다. 농민들은 작년보다 많은 물량을 일본으로 보내고도 손에 쥐는 돈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영향으로 1년전에 비해 30% 가까이 수익이 줄었다”며 “100엔당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출혈 수출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고소득 소문에 경쟁적 재배로 과잉생산 우려

파프리카의 수익성이 떨어진 배경에는 엔저 영향 외에도 재배면적 증가가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남도는 ‘파프리카가 돈이 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파프리카 사업을 펼쳐 지난 10년간 수천평대에 달하는 대규모 유리온실이 3∼4ha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져 생산원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이 같은 가격폭락에도 불구하고 파프리카 재배지는 해가 갈수록 늘어 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시장의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면 일본수출 단가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긴밀한 협력으로 생산량 조절과 함께 수출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져나가는 종합적인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日 편중 수출시장 다변화 시급

경남에서 생산하는 파프리카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유일한 수입국인 일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의 경우 농가 대부분이 스스로가 수입국 바이어와의 교섭능력을 갖추지 못해 불리한 조건에서 시장을 개척하게 되면서 네덜란드나 뉴질랜드보다 품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낮은 가격을 받아야 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들어 일본 업체들은 한 발 더 나가 수출가격 인하 요구는 물론, 대형유통업체들이 앞장서 파프리카 재배면적까지 늘리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일본 수출에만 매달리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신규시장 개척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지만 농가들이 이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파프리카 재배농가들은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양한 요리개발로 내수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화영농조합법인 김용현(59)대표는 “고유가로 높은 생산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가 엔화약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수출시장을 미국, 유럽 등지로 다변화하는 한편 수출업체와 농가에 물류비, 환 변동 보험료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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