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기자
대선이 끝났다고 하지만 박 당선인에게 기대했던 시대교체, 문재인·안철수 후보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아직 남아 있다. 국민은 정치의 변화를 원했던 것이지 단순히 정권을 잡는 사람이 교체되는 걸 원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대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야권을 지지한 국민들은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민주·진보진영은 이제 단일화라는 필승카드와 높은 투표율을 보였음에도 선거에 졌기 때문에 그 절망감이 더했다. 왜 민주·진보진영은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을까.
지난 시절 진보라 하면 새로운 변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등 긍정적인 부분을 나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언가 고집스럽고 불통적인 이미지와 종북세력과 함께했다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또한 제 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민주·진보진영을 대표할 수 없을 만큼 대선 이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선거에서 단순히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이제는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50·60대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20·30대의 3분 1에 달하는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가 받은 20대 17.5%, 30대 25.4%에 비해 20대 33.7%, 30대 33.1%로 각각 100%, 50% 증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진보적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은 왜 박 당선인에게 표를 던졌을까. 386세대와 다른 지금의 젊은층은 반값 등록금, 청년실업 문제에선 지난 세대와 같이 사회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권력이나 사회구조적 모순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다. 이들은 취업시장과 스펙(공인자격)쌓기 경쟁에 내몰리면서 사회문제에 등을 돌리게 됐다. 또 젊은층들은 진보의 어젠다인 복지정책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이것은 복지정책의 시행이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미래의 무게로 보였다는 방증이다.
결국 사회적으로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풍조와 삶을 구성하는 요인과 여건들이 불안하게 만들어 젊은 세대를 좀 더 보수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것은 곧 표로 나타났고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지금의 50대가 박근혜 당선인을 탄생시킨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단순히 나이 먹어서 보수화가 된 것이 아닌 우리네 팍팍한 삶이 보수화로 이끈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