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장 vs 살해위협" 천광청 둘러싼 진실은?
"안전보장 vs 살해위협" 천광청 둘러싼 진실은?
  • 연합뉴스
  • 승인 2012.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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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각 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이 2일 중국주재 미국 대사관을 떠나 베이징(北京)의 차오양(朝陽) 병원에 입원했다.

천광청은 이곳에서 가족들과 재회했으며 앞으로 중국내 다른 곳으로 이주해 지내게 된다.

천강청의 병원행은 중국과 미국의 협상에 따른 것으로, 중국은 천광청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 안전하게 지내고 천광청이 대학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미국측에 약속했다고 교도 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대사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천광청이미국 대사관에 체류하고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자신의 선택과 우리의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또 천광청이 미국 대사관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미ㆍ중간 천광청의 가족들을 중국내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기로 타협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는점을 내비쳤다.

천광청은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후 동료들에게 만일 가족의 안전이 보장된다면 중국에 계속 남아 법률구조 활동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시했으며 중국 정부에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런 희망에 따라 미ㆍ중은 천광청이 미국으로 갈 경우와 함께 중국에 남을 경우를 가정해 그의 처리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천광청은 중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천광청은 AP와 전화통화에서 중국 당국이 만일 미국 대사관을 떠나지 않으면 부인을 때려 죽이겠다고 위협했다는 말을 미국관리들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위협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천광청은 계속 대사관에 머물 경우 자신의 가족들이 다시 옛집으로 돌려보내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천광청이 병원에서 가족들과 만났을 때 미국 관리들은 아무도 없었고 이에따라 가족들이 두려워하면서 중국을 떠나기를 원했다고 말하면서 미국관리들에게 "나와 내 가족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고 AP는 전했다.

천강청의 친구인 쩡진얀은 AP 통신에 천광청이 중국에 남기로 한 것은 그가 중국을 떠날 경우 부인을 때려죽일 것이라는 협박을 받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어찌할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천광청이 미국행을 원했으나 이런 협박을 받아 중국에 남겠다는 선택을 강요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천광청에 대해 안전을 약속했고 미국이 천광청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감시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천강청이 중국에 머물게 된 이상 중국이 약속대로 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해줄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이날 그간의 침묵을 깨고 천광청 사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미국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는 점은 천광청을 둘러싼 미ㆍ중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미국 대사관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중국공민 천광청을 대사관 안으로 데려갔으며 중국은 이에대해 강력한 불만을 느낀다"면서"미국의 방식은 중국의 내정을 간섭한 것으로,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측에 사과와 함께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 책임자들을 처리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증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천광청이 `자의'에 따라 미국 대사관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천광청이 자택연금에서 탈출해 6일간 피신해 있던 미국 대사관을 나와 병원으로갈 때 게리 로크 중국주재 미국 대사가 동행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 특파원은 천광청과 짧게 전화통화했으며 그가 괜찮다고 말했다.

천광청의 변호사 리진쑹은 그가 병원으로 가는 길에 "나는 자유다. 나는 확실한 보장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4일 개최되는 제4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중국으로 떠나기 전 중국 지도자들에게 인권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북한 핵문제 등의 주요 현안들이 천광청 사건에 묻히는 것을 피할 수 있도록 조속한 해결을 추진해 왔으며 이날 천광청이 미대사관을 떠난 것도 이런 노력의 산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인권보호국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중국은 의견충돌로 인한 지도부의 단합이 깨지지 않도록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천광청 문제의 해법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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