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농업인 단체활동을 왜 해야할까
[농업이야기]농업인 단체활동을 왜 해야할까
  • 경남일보
  • 승인 2024.10.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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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섭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인재육성담당
“청년농업인 단체(청년4-H회)를 가입하면 술친구가 생깁니다.”

청년농업인 교육생들과 전라도의 우수 청년농가에 견학을 갔을 때, 농업인 단체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발표자의 이야기이다. 두 곳을 방문했는데 말을 맞춘 것처럼 같은 말을 했다. 농업인 단체를 육성하는 업무담당자로서 어떤 이유일까 답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농업인이 단체활동을 왜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다가 최근에 자료를 하나 발견했다.

OECD는 2011년부터 국가별 삶의 질 수준을 비교하는 통합지수로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BLI)’를 제시했다. 지수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은 전체 41개국 중 32위로 중하위권이다. 특히, BLI를 구성하는 11개 지표 중 사회적 관계망(social connections)의 질을 평가하는‘공동체 영역’은 전체 41개국 중 38위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청년들이 고민을 나누지 못하고 자살하는 고독사에 대한 뉴스도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예전에 청년 농가의 이야기도 무시할 내용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 일화였다.

하지만, 농업인들과 지내다 보면 작은 오해로 농업인간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되고, 리더십의 부재를 이야기하는 회원들과 회원들이 안 따라준다는 리더들을 만나게 된다. 어떤 리더들은 단체 활성화를 위해 신규회원을 모집하고 싶지만, 회원가입을 권유하면 가입 시 어떤 이득이 있는지 따지는 사람들이 많아 모집이 어렵다고들 말한다.이렇게 어려움도 많고 마찰을 겪으면서까지 농업인이 단체에 가입하여 조직화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체의 갈등 해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화의 장점에 대해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서로 다른 경험을 갖는 사람들의 정보와 자원의 공유이다.(예를 들면 성공이나 실패 사례, 재배 작목 선택, 재배 방법, 판매 방법 등). 두 번째, 공동구매 및 판매, 마케팅을 통한 비용 절감과 수익증대, 세 번째, 교육과 워크숍 등을 통하여 농업기술과 정보를 제공받고 역량강화 기회의 획득. 마지막으로 교섭력을 얻어,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농촌진흥기관과 협업 및 정책 참여이다. 작게는 원하는 교육과정 건의로부터, 단체의 목적 달성을 위한 지원 건의, 크게는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는 등 정부 정책에 참여까지 단체 및 개인의 권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농촌진흥기관 입장에서는 농업인의 수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정책을 펼칠 수 있으며 농업 정보나 신기술을 확산시키고자 할 때 농업인 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허태균 사회심리학자는 최근 갈등의 시대의 원인은 당연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어 상대를 설득하고 합의점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속으로는 내가 더 합리적이므로 내 뜻이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기보단 보단 한발 물러서서 상대방을 이해해 보는 건 어떨지 생각해 본다. 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인재육성담당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경남의 농업인 학습단체는 농촌지도자회 9357명, 4-H회 5192명, 강소농연합회 1만605명, 정보화농업인 553명이다.

김명섭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인재육성담당

 
김명섭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 인재육성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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