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경남도의원
사회변화와 지방분권 등으로 지방행정의 범위·권한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의회의 역할·책임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지방의회는 견제·감시기능을 넘어 활발한 정책활동을 위한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그런데 의원 스스로가 정책 개발·제시를 위한 역량을 갖추거나 발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의회 정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의원정수 1/2 범위 내에서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지방의회의 정책개발·대안제시 활동을 보다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의원 2명당 정책지원관 1명 체제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지역에서는 정책지원관으로 채용할 만한 의회 경험이 있는 인적자원이 부족하고 양성되지도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경남에서 상급기관인 도의회는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을 겨우 확보하고 있지만, 시·군은 지역내 의회경험 있는 인적자원이 없어 채용도 못하고, 일반행정 공무원을 파견받아 정책활동을 지원받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역 인구감소와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지역소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지역내 일자리 부족과 취업난으로 계속 지역을 떠나고 있어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지역 소재 대학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방의회 의원의 정책지원이나 지방의회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대학생 인턴십)을 도입·운영한다면 의원 정책활동 지원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할 수 있고, 의회경험 있는 지방의회형 전문인력을 양성·확보하는 방안도 된다는 것이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청년)들에게 지방의회에 새롭게 도입된 전문직군인 정책지원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여주고, 이러한 자원이 지방의회에 유입되면 정책역량 또한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나아가 청년이 계속 떠나 지역소멸위기를 맞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대학생·청년 인턴 제도를 운영한다면 양적으로는 아주 적지만 위기 타개에 소중한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지역과 대학생·청년이 놓여 있는 상황을 아우르기 위해 경남도의회는 도내 6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제1기 대학생 인턴십 사업(10명)을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31일의 6주간에 걸쳐 실시했다. 인턴십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참여의원들이 제안한 연구과제를 3인 협업체제(의원·정책지원관·학생)로 현장조사도 겸해 수행하면서 지방의회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소중한 기회를 갖게 했다.
마지막 날에는 연구과제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발표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발표회와 함께 의원과 청년 간의 토크 간담회를 가짐으로써 청년들이 지방의회·지방의원에게 바라는 생각을 가감없이 피력하는 유익한 자리를 끝으로 모든 과정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유익한 기간의 짧음에 아쉬움과 특색있는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지방의회를 이해하며 유익하고 소중한 기회였음을 감추지 않았다.
지방의회를 알게 하고, 의회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다. 청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노력하는 것도 의회의 책무다. 경남도의회에서는 오는 겨울방학 제2기 과정을 예정하고 있다. 경남도의회뿐만 아니라 도내에서도 다소 규모가 있는 창원·김해·진주 등과 같은 의회에서도 청년들이 지방의회를 알게 하고, 청년들에게 진로탐색 기회를 주고, 의회경험 있는 인적자원이 지방의회에 들어옴으로써 지방의회의 정책역량을 강화하는 등을 위해 대학생(청년) 인턴십 사업을 운영해보면 어떨까? 경남도의회에서 시작한 선도적 사업의 확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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