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천왕봉]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 경남일보
  • 승인 2024.09.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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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예로부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성어는 들었어도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는 말은 생소하다. 춘래불사춘은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뜻으로 절세가인 왕소군의 억울하고 서글픈 심경을 절절히 표현한 고사성어다. 그런데 현대에서는 오히려 ‘추래불사추’라는 말이 더 자주 들린다. 가을이 왔으나 가을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흔히 봄은 파종의 계절이요,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런데 봄에 파종은 했건만, 이번 가을엔 수확할 게 없다. 고생해 키운 벼 갈아엎기는 일상이다. 폭염이 지나 서늘해진 가을에 손님이 늘어야 정상이건만 오히려 줄었다면 자영업자는 울상이다. 한 집 걸려 폐업·임대요, 한 집 걸려 개점 휴업이다.

▶서민들은 버는 족족이 은행 빚 갚는데 갖다 바친다. 그럼에도 살아야 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경제·사회상황은 허탈함을 넘어 처참할 지경이다. 추분(22일)이 1주일이나 지났건만 수확물이 없다보니 모두가 ‘거지신세’다. 잘사는 사람 곳간은 넘치건만, 우리 곳간은 텅텅 비었다, 채울 게 없는 탓이다.

▶올겨울 추위는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오고, 더 추울 것이라는 예보다. 지난 2021년 영하 18도의 한파가 재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겨울에는 추위에 떠는 경제적·신체적 취약층이 없었으면 좋겠다. 올 기을·겨울 나눔이 더 따뜻한 한 해가 되기를.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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