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활력기업]1. 진주곡자공업연구소
[지역기업 활력기업]1. 진주곡자공업연구소
  • 박철홍
  • 승인 2024.06.1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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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전통누룩 제조업체
진주곡자공업연구소(진주곡자)는 진주 상평동에 위치한 전통누룩 제조업체다.

공장에 들어서면 높이 3m 정도의 나무 선반 층층마다 놓여있는 수 많은 하안색 누룩을 볼 수 있다. 한켠에서는 고두밥을 고루 잘 펴서 식히고 있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누룩은 밀을 빻아 물과 반죽해 만드는데 밀반죽을 원반 모양으로 만든 후 누룩발효방에서 발효시키면 질 좋은 누룩곰팡이와 효모균이 붙어 자란다.

진주곡자 공장에는 자동온도조절장치가 설치된 18개의 누룩발효방이 있다. 각 방은 누룩이 입실된 날짜에 따라 나눠지기 때문에 각 방마다 발효상태가 다르다. 누룩방 한곳에 보관된 누룩개수만 4000여개에 달한다.

누룩은 발효 온도, 습도 등에 따라 풍미가 달라진다. 너무 낮은 온도에서 발효가 되면 막걸리에 필요한 균이 아닌 다른 균이 자랄 가능성이 높고, 너무 온도가 높다보면 막걸리가 아닌 다른 술에 필요한 누룩이 자란다. 따라서 진주곡자는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누룩발효방의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곳에서 누룩을 15일간 발효시키고 15일간 건조 시키면 제조과정이 끝난다.

막걸리를 만들 때 이 누룩을 잘게 부숴 넣으면 누룩 속 곰팡이는 전분을 포도당으로 만들고, 효모는 누룩곰팡이가 만든 포도당을 알코올로 분해시키면서 술이 완성된다. 요즘은 다른 원료로 술을 만들고 난 후 풍부한 맛과 향을 더하기 위한 조미료 역할을 누룩이 하고 있다.

진주곡자는 1977년에 설립됐는데 한국곡자 진주공장이 전신이다. 현 이진형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1984년 생산설비를 현 위치인 진주상평공단으로 이전·확장했다.

진주곡자는 지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누룩시장의 60%를 점유할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이 곳에서 만든 누룩은 서울장수막걸리, 국순당 등 대형 막걸리 제조업체와 전통주류 제조업체에 납품된다. 최근 백종원 대표의 백술도가에 개인양조용 소포장 ‘더 간편한 우리밀 누룩’을 납품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진주곡자는 경상국립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누룩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더 살리려는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표준화된 공정을 통해 최고의 누룩을 균일한 제품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급변하는 주류시장에서 진주곡자는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누룩 상품을 준비중이다. 막걸리나 소주에 한정되지 않고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 향후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보조식품, 피부 미용제품, 유익균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한 식물재배용 방충제, 동물사료개선제 등 새로운 상품개발을 통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인터뷰=이진형 대표

“주류 종류에 따라 차별화된 누룩 제공”

-창업계기는.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이어 받았다. 외조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진주곡자를 운영하고 있다. 2002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의 누룩공장을 일을 돕기 시작했다.

-진주곡자만의 강점이 있다면.

▲전통 누룩은 자연적인 발효를 하다 보니까 계절에 따라 제품의 질이 들쭉날쭉하다. 제각각인 누룩으로 술을 빚으면 술 맛도 다 다를 수 있다. 진주곡자는 기술적인 보완을 통해 사계절 표준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타 업체와 차별화 되는 부분이다. 항상 균일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 누룩에 대한 거부감은 어떻게 해결했나.

▲전통누룩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국내 대학교수, 일본 유명 식품제조업체 등과 연구를 같이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전통누룩의 안 좋은 냄새의 원인을 밝혀냈으며, 냄새가 나지 않는 방법을 개발했다. 진주곡자에서 생산된 누룩을 통해 술을 빚었을때 누룩 특유의 쉰 내가 나지 않게됐다.

-막걸리 시장에서 전통누룩의 입지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데.

▲막걸리에서 발효제 역할을 하는 게 전통누룩이었는데 전통누룩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 예를 들어 일정하지 않은 품질 때문에 개량누룩과 입국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통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 생산량이 떨어져 고민이다.

-회사 비전은.

▲탁주와 소주, 약주를 만드는 양조장마다 요구하는 누룩이 다르다. 이들 3곳에서 원하는 전통누룩에 대한 품질도 일률적이지 않다. 진주곡자는 지금은 일반적은 누룩을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각 주류에 맞는 차별화된 누룩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밀로만 전통누룩을 만들지 않고 다양한 곡물을 이용해 만든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류업체에 납품하는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했으나 앞으로는 MZ세대들이 집에서 누룩으로 술을 빚을 수 있는 밀키트 형태를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진주곡자로 맛있는 막걸리 만드는 법

1. 참쌀이나 쌀 1㎏에 물을 적게 넣고 고두밥을 짓는다
2. 잘 된 고두밥을 고루 잘 펴서 식힌다
3. 잘 식은 고두밥과 200g의 누룩을 고루 잘 혼합한다
4. 고두밥과 누룩을 적당한 항아리에 넣고 물 1.3ℓ(쌀 무게 대비 130%) 첨가한다
5. 25℃ 내외의 온도에서 약 7일간 발효한다
6. 발효가 끝난 후 면포를 사용해 술을 걸러낸다
7. 걸러낸 막걸리에 기호에 맞게 물을 섞어 도수를 희석시킨 다음 3~4일간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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