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무현 정신 계승’ 말이 아닌 실천이 더 중요
[사설]‘노무현 정신 계승’ 말이 아닌 실천이 더 중요
  • 경남일보
  • 승인 2024.05.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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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김해 봉화마을에서 열렸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공식 추도식에는 내노라하는 정·관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국무총리, 광역지자체장은 물론 전직 대통령까지 참석,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추모 화환과 홍철호 정무수석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하나같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다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지만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계승한다고 하니까 계승해 실천할 것이라고 정말인 줄 알았나?’하고 들릴 뿐이다. 추도식 때마다 정·관계 대표들이 참석했고, 이들은 그 때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다. 그 때 뿐이었다. 이후 실천·실행은 없었다. 14번이나 그랬다.

노무현 정신이 뭔가.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행복한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은 노사모를 향해 ‘노무현을 버리라’고 당부했고, 진영의 경계를 뛰어넘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다. 비록 무산됐지만 임기 단축을 감수하면서 대연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적·사적 불이익에도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를 위해, 원칙과 상식이 승리하는 세상을 위해 몸소 실천했던 정신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통합과 상생, 대화와 타협, 원칙과 상식은 실종된 상태다. 극단적 진영 대결로 인해 국민은 분열된 상태다. 이번에 참석한 정·관계 거물급들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적·사적 이익 앞에는 ‘노무현 정신’을 내팽겨칠 것이다. 애초부터 말로만 계승한다고 했을 뿐 실천·실행할 생각은 없었다.

15기 추도식 슬로건이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이라고 한다. 이날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슬로건 대로 이번 만큼은 ‘노무현 정신’을 실천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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