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숨과 쉼, 그리고 그 사이
[경일춘추]숨과 쉼, 그리고 그 사이
  • 경남일보
  • 승인 2024.04.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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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리 예하초등학교 교사
 
김나리 예하초등학교 교사


숨 가쁜 하루, 정신없는 일주일, 쳇바퀴 같은 일상. 현대인이라면 공감하는 말들이다.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나 가족들 아침을 챙겨주고, 학교로 향한다. 준비한 수업을 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수업이 끝나면 내일 수업을 또 준비한다. 다시 집으로 향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집안일을 한다. 워킹맘이라면 더욱 고개를 끄덕일 일상이다.

직장이 있음에, 가족과 함께함에 늘 감사해야 하지만, 가끔씩 숨이 턱 하니 차오른다. ‘숨’을 쉬는 것이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숨’만 쉬기에는, 일상만 살아가기엔 에너지가 부족하다. 매너리즘에 빠진다고나 할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열정은 사라져가고, 내적동기도 점점 옅어져 간다.

‘매너리즘’은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은 일이라 칭한다. 서양미술의 한 양식을 가리키는 ‘매너리즘’이라는 용어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이는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시기로 넘어가는 1520년께부터 1600년 사이를 풍미한 양식을 일컫는데, 이 시기에 전개된 미술이 기존의 방식이나 형식을 답습한 미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의 이 명칭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에 활동한 이탈리아의 미술사학자인 루이지 란지(Luigi Lanzi)가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미술칼럼니스트 이민수, 사조와 장르, 네이버캐스트)

이러한 매너리즘에 빠진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 어떻게 하면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을까? 나에게는 바로 ‘쉼’이다. ‘쉼’을 위한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그저 누워있기, 체력 올리기, 담소 나누기, 힐링하기 등 사람마다 쉬는 시간과 공간은 다 다르다. 나는 가족들과 ‘자연 속에서 하는 캠핑’으로 나만의 쉼을 달랜다. 부모님은 짐 싸고, 옮기고, 짐 풀고. 사서 고생이라 늘 걱정하시지만, 자연에 온몸을 맡겨, 산 내음 맡고, 흐르는 계곡물 소리 들으며,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면 일상에서 쌓여 있던 먼지들이 날아가는 기분이다. 물론 자연에서 맛있는 제철 음식으로 입을 달래는 것도 아주 큰 행복이다.

‘쉼’은 ‘숨’을 고르게 쉴 수 있게 해준다. 숨만 쉬면 숨을 점점 몰아 쉬다 보니 숨이 점차 가쁘게 되지만, 그 사이사이 ‘쉼’이 있다면 숨을 고를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나의 ‘쉼’을 ‘숨’과 함께 한다면 어떨까? 내가 쉬는 방법을 직장에서도 연계시킬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상과 함께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캠핑과 수업을 연결 지어 보고, 우리 동료들과도 생태전환교육 프로젝트로 이어봐야겠다. 숨과 쉼 그리고 그 사이, 함께 하는 것이 숨도 고르고, 제대로 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쉼이 교육과도 연계되고, 워킹맘의 일상에도 녹아든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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