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창원 롯데백화점 갤러리원
아무리 뜯어봐도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작품 대신, 익숙한 로봇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피식 웃음을 전하는 전시가 창원에서 열리고 있다.
서양화가 백종기 작가는 오는 24일까지 창원 롯데백화점 갤러리원 초대로 16번째 개인전 ‘무연’을 개최한다.
백 작가는 남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중견 서양화가로, 남해 해성중고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간 백 작가의 작업을 후원해 온 아난티 그룹 후원으로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로봇을 소재로 한 작품 등 모두 37점을 선보인다. 옛 시절 교복이나 양복을 입은 태권V, 빨간 장갑을 낀 주먹을 휘두르는 아톰 등 누구나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백 작가가 로봇을 소재로 작업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스무 해 전이다.
“마흔 이전에는 남들이 얘기하는 소위 현대미술을 하고, 공부도 해봤어요. 그런데 문득 현대미술이 대중에게 줄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보다가,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어요.”
대중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미술에 목숨을 거는 데 염증을 느낀 작가는 대중도 좋아할 작품을 그리기로 결심한다. 내 그림을 보고 한번 피식 웃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한 끝에 떠오른 게 로봇이었다.
자신의 또래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좋아했던 태권V, 아톰, 독수리 오형제 등 만화 영화 속 영웅들을 뮤즈로 삼고 그의 추억과 삶을 연계시켰다.
작품에 함께 등장하는, 언뜻 보면 서예처럼 보이는 까만 아크릴 물감의 흐름은 추억이라는 주제에서 변화하는 솔직한 감정을 담아낸 것이다.
그렇게 20년간 로봇을 그리고 조각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를 ‘무연’으로 잡았다. 세상에는 연이 없다는 철학적 의미를 지닌 주제로, ‘나와 나는 혼신의 힘을 쏟은 행위보다는 혼신을 잊은 상태에서 행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흔적이 남기를…’이라는 작가 노트와 맞닿는다.
백 작가는 남해에 작업실을 두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 작가,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협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지만 사실 경남 지역민 앞에 개인전을 선보이는 것은 10년 만이다. 그간 갤러리에 소속돼 서울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 초대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 세종문화회관 기획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등 굵직한 중앙 무대에서 활동해 왔지만 모처럼 경남지역 관객을 만난다.
백 작가는 “예순을 앞두니 20년 전 고민했던 ‘진정한 예술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며 “몇 년 전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흔적을 남기는 형식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서양화가 백종기 작가는 오는 24일까지 창원 롯데백화점 갤러리원 초대로 16번째 개인전 ‘무연’을 개최한다.
백 작가는 남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중견 서양화가로, 남해 해성중고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간 백 작가의 작업을 후원해 온 아난티 그룹 후원으로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로봇을 소재로 한 작품 등 모두 37점을 선보인다. 옛 시절 교복이나 양복을 입은 태권V, 빨간 장갑을 낀 주먹을 휘두르는 아톰 등 누구나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백 작가가 로봇을 소재로 작업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스무 해 전이다.
“마흔 이전에는 남들이 얘기하는 소위 현대미술을 하고, 공부도 해봤어요. 그런데 문득 현대미술이 대중에게 줄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보다가,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어요.”
대중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미술에 목숨을 거는 데 염증을 느낀 작가는 대중도 좋아할 작품을 그리기로 결심한다. 내 그림을 보고 한번 피식 웃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한 끝에 떠오른 게 로봇이었다.
자신의 또래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좋아했던 태권V, 아톰, 독수리 오형제 등 만화 영화 속 영웅들을 뮤즈로 삼고 그의 추억과 삶을 연계시켰다.
작품에 함께 등장하는, 언뜻 보면 서예처럼 보이는 까만 아크릴 물감의 흐름은 추억이라는 주제에서 변화하는 솔직한 감정을 담아낸 것이다.
그렇게 20년간 로봇을 그리고 조각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를 ‘무연’으로 잡았다. 세상에는 연이 없다는 철학적 의미를 지닌 주제로, ‘나와 나는 혼신의 힘을 쏟은 행위보다는 혼신을 잊은 상태에서 행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흔적이 남기를…’이라는 작가 노트와 맞닿는다.
백 작가는 남해에 작업실을 두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 작가, 경남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협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지만 사실 경남 지역민 앞에 개인전을 선보이는 것은 10년 만이다. 그간 갤러리에 소속돼 서울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 초대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 세종문화회관 기획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등 굵직한 중앙 무대에서 활동해 왔지만 모처럼 경남지역 관객을 만난다.
백 작가는 “예순을 앞두니 20년 전 고민했던 ‘진정한 예술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며 “몇 년 전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흔적을 남기는 형식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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