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한영 진주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을 틔우는 우수(雨水)가 갓 지난 희망찬 시절이건만 현실은 온통 4월 10일에 치러지는 총선에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눈만 뜨면 언론에서 어느 당이 어떻고, 누가 출마하고 공천되었다는 소식이 나온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며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국민들의 마음은 나와 생각이 다르면 틀렸다고 매도하는 지극히 이분법적인 사고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현실이다.
그 속에서 사회의 약자이며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우리 장애인들의 삶을 돌아보면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사회적 약자인 우리들을 위해 어떤 것도 다해 줄 듯이 이야기한다.
진주시의 장애인 인구수는 1만 8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정치인들은 장애인들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논리에 더 이상 휘말려서도 안되며 정치인들을 비난하거나 폄하 할 필요도 없다.
정치인들이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다 해 줄 수는 없다. 따라서 당사자인 우리들이 우선순위를 정해 차근차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각자의 어려움과 필요성만을 주장한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임을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단체가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며 질서 있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범 복지계가 단합해 장애인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이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가 되어야 한다.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문화와 예술 활동 등을 통하여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해결 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총선이라는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여 장애인들의 삶에도 미래와 희망으로 가득한 따스한 봄날 같은 포근함을 함께 만들어 가보자.
그리고 정치인들은 말로만 위민(爲民) 하지 말고 진실하게 소통하는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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