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10년만 첫 시집 발간
“그가 다녀갔다/눌어붙은 불안이 떫은 맛을 낸다/검은 봉지 속 밀감을 들어내면 절반의 몸이 물컹거린다/허공에 줄을 긋는 과육/반야심경은 벽에 걸린 채 부동이다//더운 행주로 쌓인 먼지를 닦는다/검정과 흰색의 변곡점에서 얼룩의 한 면을 끌어올린다/꾹 다문 입을 통해 들어온 말들이/머릿속에서 무언극의 판을 벌인다/물집이 자라면서 부드럽게 허물어지는 몸/상처는 두려움이 향기가 변했을 때 끝나는 법이다//(후략)”(시 ‘표백’ 일부)
진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진서윤 시인이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 ‘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를 냈다.
등단과 동시에 시집을 내는 이들이 즐비한 세태 속, 오랜 기간 응축한 작품들만 골라 담은 과작 시집이다.
시집에는 1부 ‘오늘의 운세’ 등 13편, 2부 ‘제법무아(諸法無我)’ 등 13편, 3부 ‘옛사랑’ 등 13편, 4부 ‘아람치’ 외 12편 등 55편의 시편이 담겼다.
장예원 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을 통해 “시인은 매일 8만 6400초를 소진하는 인간의 여로는 물론 우리와 동행하는 ‘세계 없음’의 존재들을 빛과 시간으로 담백하게 화폭에 담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고 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석좌교수)은 “시인의 시는 당당하다. 자문에 대한 자답 또한 머뭇거리지 않고 명쾌하다”며 “시인의 시가 건강한 이유가 자신감에 있고 그것이 시인의 ‘詩(시)앗’이다”고 평했다.
진 시인은 “삶과 문학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랜 갈등들을 풀어내려고 했다”며 “하지만 써야 하는 시인의 길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진 시인은 지난 201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 ‘수박’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현재 경남문협과 진해문협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제2회 진해문학상, 지난 2018년 제1회 큰창원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학의전당. 136쪽. 1만 원.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진해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진서윤 시인이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 ‘여기까지가 인연입니다’를 냈다.
등단과 동시에 시집을 내는 이들이 즐비한 세태 속, 오랜 기간 응축한 작품들만 골라 담은 과작 시집이다.
시집에는 1부 ‘오늘의 운세’ 등 13편, 2부 ‘제법무아(諸法無我)’ 등 13편, 3부 ‘옛사랑’ 등 13편, 4부 ‘아람치’ 외 12편 등 55편의 시편이 담겼다.
장예원 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을 통해 “시인은 매일 8만 6400초를 소진하는 인간의 여로는 물론 우리와 동행하는 ‘세계 없음’의 존재들을 빛과 시간으로 담백하게 화폭에 담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고 했다.
진 시인은 “삶과 문학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랜 갈등들을 풀어내려고 했다”며 “하지만 써야 하는 시인의 길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진 시인은 지난 2013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시 ‘수박’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현재 경남문협과 진해문협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제2회 진해문학상, 지난 2018년 제1회 큰창원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학의전당. 136쪽. 1만 원.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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