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사고…정수장 근무인력 전문성 강화 ‘뒷전’
되풀이되는 사고…정수장 근무인력 전문성 강화 ‘뒷전’
  • 이은수
  • 승인 2022.07.14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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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경력 짧고 잦은 부서 이동
녹조 등 각종 수질사고때 마다
전문성 강화 지적에도 아직 미흡
2년전 인천 수돗물 유충 발생사고 이후에도 정수장과 수돗물에서 소형생물 발견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전문성 강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돗물 행정에 대한 불신 및 우려가 큰데도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근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14일 창원시에 따르면 최근 깔따구류 유충 사고가 발생한 석동정수장의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상수도사업소 석동정수과의 근무 인원은 과장 1명과 담당 2명을 포함해 총 17명이다.

직렬별로 보면 공업(전기) 7명, 공업(기계)·행정 각 3명, 공업(화공) 2명, 환경(수질)·보건 각 1명이다. 현 부서에서 만 3년을 채운 인원은 없으며, 과거 정수장 근무경력이 아예 없는 인원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명이나 되다 보니 긴급 상황에서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나오고 있는 것.

정수장 근무 경험이 있는 7명중에서도 3명은 현 정수장 근무와 직전 정수장 근무 사이 시기가 4년·7년·9년으로 길어 업무 연속성이 떨어진다. 2명은 다른 정수장에서 근무하다가 석동정수장으로 바로 옮긴 경우인데, 정수장 총 근무경력은 만 2년 반, 만 5년 정도다. 나머지 2명은 행정직이다.

석동정수장에서는 급속여과지와 활성탄여과지 세척수를 재사용하는 등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관련 매뉴얼에서 세척수를 재사용한 물에 유충이 포함됐을 경우 정수처리 공정에서 재성장·산란하는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며 최대한 방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마른장마가 지속되고, 태풍도 발생하지 않는 등 기후위기 대응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녹조나 각종 소형생물 발생 등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공급하는 일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최일선에서 이를 담당하는 인력들이 잦은 부서 이동 탓에 전문성을 쌓는 데 한계가 있다. 각종 수질사고 등을 계기로 과거부터 정수장 근무 인력의 전문성 강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동정수장 한 관계자도 “정수장 근무 공무원들이 2∼3년마다 순환하는데 이런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을 공무원 개개인의 능력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겪다 보니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잘 몰랐다”며 “연구기관 또는 상급 기관이 중앙정부와 협력해서 기준을 잘 만들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관리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지자체와 수공, 환경부 등 유관기관 공조체계 강화 목소리도 나온다.

창원 석동정수장과 해당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진해구 가정집에서 깔따구류 유충이 잇따라 발견된 가운데 수돗물 음용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석동정수장에서 깔따구류 유충이 발생한 이후 진해지역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충 발생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돗물 음용 여부를 두고 지자체 마다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려 먹는물 관리를 총괄하는 환경부가 수돗물 불신 해소를 위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년 전 수돗물에서 깔따구류 유충 발생으로 홍역을 치른 인천시는 당시 생활용수로의 사용은 문제가 없고, 음용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창원시의 경우 정수장과 일부 가정집에서 인천 사례와 똑같은 깔따구류 유충이 발생했는데도 수돗물 음용이 가능하다며 끓여먹을 것을 진해구민들에게 권고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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