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새벽 시간대 190여 명이 머물던 창원의 대형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자동화재속보설비가 신속히 작동돼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5분께 소방당국에는 창원 마산합포구 한 11층 규모 요양병원 지하 2층 기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자동화재속보설비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장치는 화재가 나면 자동으로 119 소방당국에 화재를 신고하고, 동시에 병원 내부에 ‘화재가 발생했다. 긴급히 대피하라’는 경보음을 알렸다.
신고 접수 후 소방당국은 창원지역 11개 소방서에서 188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스프링클러 작동과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불길은 화재 발생한 지하 2층 기계실에서 확산하지 않고 1시간 20여 분 만에 잡혔다. 그러나 화재 연기가 환풍기를 타고 전 층으로 확산해 병원 내부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내부에는 거동이 불편한 80∼90대 고령 환자가 많아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산소방서 관계자는 “보행이 안되는 분이 많아 이불과 담요에 감싼 상태로 들어 이동시키고 일부는 휠체어를 태운 상태로 들어 옮겼으며, 보행이 가능한 환자들은 비상계단으로 대피를 유도했다”고 전했다.
구조된 64명은 병원 1층밖에 마련된 임시 천막에서 담요나 이불을 이용해 추위를 버텼다.
이 불로 기저질환이 있던 환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나머지 126명은 연기가 신속히 빠져나가 건물 내부에서 대기했지만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긴밤을 지샜다.
불은 지하 2층 기계실 일부(248㎡)를 태우고 13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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