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하면 무조건 고등어구이다. 고소한 껍질의 맛이 결국 고등어구이의 맛인데, 싱싱해야 그 맛이 살아난다. 냉동 고등어는 아무리 양념을 잘 한다 해도 그건 몽둥이에 화장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럼 싱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바로 잡아서 하역하는 곳에서 펄떡거리는 놈을 숯불에 올려놓고 지글지글 구워야 제맛이 나는 거다. 그곳이 어디냐? 바로 부산 자갈치시장 옆 부산공동어시장이다. 아침에 바로 하역하는 고등어를 받아두었다가 손님 오는 대로 구워 주는 곳이다.
다만, 조금 기다려야 한다. 숯불로 굽는 시간은 줘야 한다. 이렇게 맛난 음식을 먹으려니 조금은 기다려야지. 근데, 이렇게 해 주는 곳이 구내식당이다. 구내식당 하면 회사나 직장의 식당이라 외지, 외간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도 않고 또 알 수도 없는데, 여긴 그렇지 않다. 요즘이야 구내식당도 맛나고 반찬 많고 가성비 ‘굿’이면 금새 소문이 나서 외부 사람들이 더 많이 달려가는 게 일상이다. 그처럼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외부 손님들이 더 많다.
역대 대통령들이 사족을 못 쓰고 여기 와서 드셨으니, 여긴 구내식당이란 상호는 말 그대로 특이한 상호다. 직장 내 구내식당이 아닌 거다. 고등어를 통째로 구워 나오는데 2인분 2만5000원이다. 고등어 크기도 크다. 웬만한 사람들은 그저 반 마리만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는데, 난 솔직히 한 마릴 다 먹는다. 왜냐구? 맛있으니까!
요즘 만 원 주고 이렇게 맛난 음식 먹기 쉽지 않다. 고등어 통마리가 40cm는 되니 먹을 것도 많다. 살도 퍽퍽하지 않다. 금방 잡은 거라 횟집에서 탕 끓여준 거나 마찬가지, 싱싱함으로 졸깃하다. 비린내? 없다. 숯불로 구울 때 나무 연기가 고스란히 비린내를 잡아준다. 기름도 자글자글해서 고소함으로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곁들여 나오는 된장찌개가 고등어의 비린내를 싹 씻어준다. 궁합이 딱이다. 그런 거 보면 우리의 된장이 역시 좋긴 좋은 거다. 외양은 좀 곱잖아도 말이다. 딸려나오는 반찬들은 그저 밥집에서 나오는 별것 없는 반찬이지만 맛나다. 구내식당의 찬이다. 그러나 압권, 주인공은 생고등어구이기 때문에 다른 건 사실 손이 안간다.
(부산)공동어시장 구내식당 : 051-254-7019, 010-2599-3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