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연기에 “한달치 방값 수십만원 날렸어요”
개강 연기에 “한달치 방값 수십만원 날렸어요”
  • 박철홍
  • 승인 2020.03.10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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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미리 구한 대학생들 '한숨'
입실 연기 문의에 주인도 '난감'
월세 아까워 "방 빌려드립니다"
경상대학교에 재학중인 문수현(23)씨는 겨울방학 기간 집이 있는 부산에 거주하다 새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난 2월 학교 근처 원룸 계약을 했으나 아직 이사도 하지 못하고 있다. 3월 1일 입주하기로 하고 월세 40만원을 납부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개강연기와 재택수업이 결정되면서 30일부터 학교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문 씨는 “현재 부산 집에 거주하고 있는데 2주 정도 후에 원룸으로 짐을 옮길 예정이다”며 “한 달치 방값 40만원을 그냥 날린 셈이라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10일 도내 대학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개강이 연기된 데 이어 개강 이후 강의도 당분간 온라인으로 대체되자 미리 자취방·하숙집 등을 구해둔 학생들은 울상이다.

사실상 3월 한 달간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이유가 사라진 데다 감염 우려로 이삿짐을 옮기기도 어렵다 보니 수십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그냥 날리는 셈이다.

진주에 거주하며 경상대 통영캠퍼스에 재학중인 정 모(25)씨는 “통영 집세로 40여만원을 내는데 학교 열람실·도서관을 사용할 수 없어 본가에서 지내고 있다”며 “월세를 깎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인근에 급하게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2주 정도 방을 빌려주고 돈을 받을려고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룸이 아닌 하숙집을 계약한 학생들은 더 난감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거주자들과 거실과 화장실을 공유하거나 식사를 같이하기가 꺼려지는 탓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학가의 하숙집에는 학교가 본격 개강하는 이달말까지 입실 날짜를 미뤄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집 주인들은 감염 우려를 이유로 드는 학생들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지만 당장 생활비로 충당하는 월세 수입이 없어질 수 밖에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창원대 인근의 한 하숙집에 살 예정이라는 신입생 김모(20)씨는 “3월 월세에 아침·저녁 식사비까지 포함돼 있는데 코로나19 우려로 이사조차 못했다”며 “하숙집 관리인에게 4월로 입실일을 연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배모(61)씨는 “2월중순께 5명이 계약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입실을 3월말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입주 후 감염이라도 되면 큰 일이라 손해를 감수하고 요청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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