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박연묵 교육박물관'을 다녀와서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경일칼럼] '박연묵 교육박물관'을 다녀와서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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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교육자와 학습자의 공감을 통하여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고 변화, 발전시키는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동물처럼 즉흥적이고 우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이성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존재를 말한다. 사람은 사람으로서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그래서 교육자는 학습자들에게 해야 할 일은 적극 장려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은 엄격히 제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정은 첫 번째 학교이고 부모는 첫 번째 교사이다. 가정교육을 바탕으로 학교교육이 연결되고 사회교육, 평생교육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오늘은 교육자로서 평생을 봉사하시는 참스승 한 분을 소개할까 한다. 사천시 용현면 신복리에 위치한 ‘박연묵 교육박물관’의 박연묵 선생님이시다. 필자는 평소 교육에 관심이 많아 타지 손님이 진주에 오면 꼭 이곳을 자랑삼아 안내하곤 한다. 박물관이라고 특별한 건물도 아니고 슬레이트 지붕의 전형적인 시골집으로 신축한지 74년이 지나 지금이라도 금방 무너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타 박물관에서 체험할 수 없는 자료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30여 년 동안 사용했던 교과서와 공책, 참고서, 교양서적, 졸업사진 등 81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은 10여개의 방으로 되어 있는데 교육자료와 민속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주변에는 사시사철 꽃이 피는 꽃 정원도 조성되어 있고, 경남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이 200년 된 소나무도 만날 수 있다. 박 관장님은 지금도 매일 일기를 쓰신다. 64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하루를 반성하면서 일기 쓰기로 하루를 마무리하신다. 2010년 서울 코엑스 국제기록전시회에 이순신, 안창호, 김구가 쓴 일기와 박 관장님의 일기가 함께 소개되기도 했다. 관장님은 ‘교직은 봉사다’라고 강조하신다. 그래서 정년퇴직 후에도 지속적으로 봉사하고 계신다. 후배 교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리고 교육은 선생님과 제자와의 소중한 인연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고 가르치면 그것이 바로 소중한 추억이 된다고 역설하셨다. 우리 인생의 즐거움 중 하나는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이다. 그래서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용혜원 시인은 ‘추억이란 잊어버리려 해도 잊을 수 없어 평생토록 꺼내보고 꺼내보는 마음 속의 일기장이다’이라고 했듯이 추억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무미건조한 삶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관장님은 현직에 계실 때는 제자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지금은 사회인들과의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는 계속 진행형이다.

그런데 이 추억 만들기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관장님의 건강도 하루하루 쇠약해져가고 있고 박물관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듯이 노화를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려 한다. 이제 독지가들의 힘을 모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공들여 놓은 박물관이 멈추면 안 된다. 박물관을 다시 신축하여 후세들의 추억 만들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고영실(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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