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2>부산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2>부산
  • 강진성·박성민기자
  • 승인 2015.11.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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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입힌 달동네, ‘한국의 산토리니’로
 
감천동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사진은 감천문화마을 가운데 감천2동주택들의 모습./사진제공=부산시


부산시는 창의적인 도시디자인, 공공디자인 시책을 수립, 도시 정체성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의 새로운 생활패턴을 창출하고 자연스럽게 도시경쟁력까지 강화하는 디자인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도시경관과를 신설하고 각 사업부서에 분산돼 있던 디자인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디자인을 통해 도시브랜드 창출을 노력하는 부산시의 디자인 정책을 들여다봤다.


◇ 벽화로 시작…건축물·도심재생으로 진화

부산시는 지역적 특성과 인문·사회적 환경을 이미지 및 장소 마케팅과 접목된 정책 아래 다양한 공공디자인사업을 진행했다.

우선 지난 2006년 문화관광부 공공미술의 한 형식으로 ‘아트 인 시티(Arts in City)’벽화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취약지역 서민층과 소외계층 생활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지역의 미술 작가들에게 창작 활동의 기회를 제공했다. 전통시장과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부산국제디자인제’ 개최하고 있고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해양수도의 이미지와 결합해 ‘부산체’라는 고유글꼴도 개발했다.

지난달 4일에는 지역 최초로 ‘부산시 공공건축가’ 17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1,2차에 걸쳐 서류심사 및 면접 등 공정한 심사를 거쳐 신진건축가 분야에 5명, 디자인우수 분야에 12명으로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공공건축가는 공공건축물 디자인개선 사업 ,산복도로지역 마을만들기 사업, 건축문화도시 조성 및 공공건축 기반강화 추진 업무 등 부산건축정책 추진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공공발주 건축물에 대해서도 기획단계에서부터 공공건축가가 참여 및 자문 등을 하게 되고 소규모 건축물에 대해서는 신진 건축가에게 참여기회도 부여할 예정이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과정에서 형성된 부산 근·현대사의 역사적 산물인 원도심 산복도로 일대 주거지역을 역사·문화·자연경관 등에 맞춰 주민주도로 실시한 마을 종합재생 프로젝트다. 사진은 산복도로에서 바라본 부산 앞바다의 모습./사진=부산시

◇ 주민 스스로 만드는 ‘도심재생’

부산시가 다양한 디자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과정에서 형성된 부산 근·현대사의 역사적 산물인 원도심 산복도로 일대 주거지역을 역사·문화·자연경관 등에 맞춰 주민주도로 실시한 마을 종합재생 프로젝트다. 부산의 원도심지역은 폐·공가가 늘어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급속하게 슬럼화의 길을 걸었다. 이에 다양한 계층을 함께 포용하고 공간·문화·경관·역사적 자산을 보존하면서 정주환경을 개선하고 마을경제을 회복하는 종합적인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2010년 2월, 10년을 계획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6개 지역에 걸쳐 현재 5차년도 ‘충무구역’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첫 사업지역이었던 영주·초량을 시작으로 아미·감천, 범일·범천, 좌천·수정·주례동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건축사와 도시공학 엔지니어, 사회학자, 인문학자들이 주민의 삶을 고려해 디자인작업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마을 조성과정에서 주민스스로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내면서 마을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마을기업들은 속속 생겨났다.

김혜민 부산시 도시재생과 주무관은 “행정에서 시작하는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일을 착수하고 마중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10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면 행정절차를 끝나겠지만 지역 스스로 성장하는 도심재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주민 스스로 발전하고 가꿔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안병진 동서대 디자인과 교수가 “공공디자인을 하기에 앞서 지자체에서는 시민이 낸 세금을 제대로 집행해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걷고 싶은 도시가 필요하다”
안병진 동서대학교 디자인과 교수·퍼블릭디자인 연구소장


안병진 동서대학교 퍼블릭디자인 연구소장은 성공적인 공공디자인을 위해서는 걷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전봇대에 불법부착물이 붙어 있는데도 멋스럽다. 흑백으로 된 부착물이 건물, 전철 보도블럭 선과 시각화를 이루면서 암스테르담만의 독특한 시각문화를 만들어 낸다”며 “결국 사람이 인테리어다. 사람들은 좋은 도시에 일부러 걸으러 간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일본은 거리가 많이 정리가 돼 있고 간판의 역사성도 담겨 있다. 우리의 경우 단지 크고 눈에 잘 띄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하향평준화 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옛 초가집시절 주막집 간판은 디자인적으로 매우 우수한 간판이다. 이처럼 역사성과 디자인적 심미성이 결합되야 한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공공디자인측면에서 진행되는 벽화그리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벽화그리기는 철지난 트렌드로 볼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아닌 대학생들이 봉사단체에서 실시해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고 인위적으로 작가의 성향을 주민들에게 강요될 수 있다”며 “단 하나의 공공디자인을 하더라도 고품질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들이 어릴시절부터 좋은 시각문화를 보고 자라는 것은 굉장한 자산이다. 부산은 바다가 있어 조금만 더 신경쓰다면 더욱 멋진도시가 가능하다”며 “진주 역시 남강과 촉석루, 소나무 등 역사·자연적으로 풍부한 자산을 가지고 있어 지역전문가들이 신경을 쓴다면 변화가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진성·박성민기자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2>역사와 문화를 접목하는 디자인 부산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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