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4>
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4>
  • 임명진
  • 승인 201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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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중국의 경제중심지
중국의 동부연안에 위치한 상하이는 중국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다. 상하이는 중국인들에게 아픈 역사의 도시다. 아편전쟁 등 식민지 열강의 침탈을 겪었고, 그로 인한 치외법권 지배의 역사는 상하이가 중국에서 가장 빠른 국제화 도시로 성장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오늘날 중국 총면적에서 차지하는 상하이의 비중은 0.06%에 지나지 않지만 무역, 물류, 제조 등 기반산업을 내세워 중국 전체 GDP는 4.2%를 차지하는 거대도시로 우뚝 섰다. 그런 상하이가 지금 또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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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도심 전경


◇상하이, 중국의 미래가 보인다

상하이는 야경이 유명하다. 상하이의 도시 외관은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상하이는 홍콩의 그것보다 더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

상하이 중심지역에 위치한 푸동지역은 90년대 중국 개혁개방 이후 급속도록 성장했다. 상하이 발전의 구심점은 푸동지구다. 푸동지구는 동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과 비즈니스 허브인 싱가포르를 통합한 국제적인 경제, 금융, 물류 R&D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1990년에 천진 빈해신구와 함께 국가급 신구로 지정됐다.

상하이 성장의 비결에는 철저한 장기발전 로드맵이 있었다. 푸동지구도 1992년 푸동 개발계획 수립과 함께 장기계획으로 아직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998년 외국투자공작위원회를 설치, 2002년에는 1단계 개발을 완료했다.

푸동지구는 외국계 기업이 다수 입주한 와이까오치아오 보세구, 루자주이금융무역구, 진치아오수출가공구, 짱장하이테크구, 순치아오현대농업개발구 등 5곳으로 나뉜다.

상하이항은 세계 최대 항만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상하이에서 30㎞ 떨어진 곳에는 양산항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의 상하이항은 수심이 낮아 대형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기 불가능했으나 양산항은 자연 수심이 15m 이상으로 대형 선박의 접안이 가능하다.

상하이와 양산항은 총 길이 32.5㎞로 한국의 인천대교보다 11㎞나 더 긴 동해대교가 이어주고 있다. 다리 밑으로 1만t급 선박이 자유로이 통항이 가능해 상하이항의 물동량은 2010년에는 싱가포르마저 제쳤다. 그 중 양산항과 와이까오챠오항의 물동량이 상하이항의 총물동량 85% 이상을 차지한다.

상하이는 초기에는 제조·물류 중심의 외자유치에서 점차 R&D센터,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헤드쿼터, 중국본부 등 기술집약적 하이테크 산업 위주로 진화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골격을 형성하는 2단계 개발이 2010년 완료되고, 지금은 아태지역 금융센터와 국제자본의 거래지 건설을 목표로 3단계 사업이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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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도시 조감도

◇덩치 커진 중국, 위안화 국제허브 구축 나서

상하이는 2009년 국제금융센터 육성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정부의 지원 속에 국제허브로서 부상을 꿈꾸며 세계의 금융도시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경제규모에 맞는 세계시장에서의 금융패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 상하이는 중국의 금융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험대다.

얼마 전 시진평 주석의 한국방문 시에도 위안화의 국제화 허브구상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화, 엔화, 유로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상하이 국제금융센터는 금융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국의 야심찬 목표다.

중국은 자국령인 홍콩이 있지만 아직은 일국양제 체제인데다 기존의 국제금융시스템이 워낙 탄탄해 한계가 있다. 상하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경제의 고성장을 뒷받침하는 세계적 무역항을 보유하고 있고, 금융수요 창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상하이를 자유무역시범구로 지정해 제2의 경제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금융과 항만, 무역 등의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확대하고, 대폭적인 자본시장의 자유화 등이 포함돼 있다.

조창완 새만금개발청 투자전략국 사무관은 “중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금융축을 자국에 조성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자유무역시범구를 만들면 자본유출이 쉽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는 여러모로 부산과 유사한 면이 많다. 오랜 역사에다 항만도시에 물류가 발달했다. 하지만 부산이 금융도시로서 성장이 지체되는 반면 상하이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금융도시로 육성하고 있다.

상하이 복단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노지은씨는 “한국은 정책이 비교적 단기간인데 반해 중국은 한 정책을 20, 30년 동안 장기적으로 계획해서 착실히 이행한다. 중국정부의 지원, 일관된 정책추진으로 상하이가 목표로 하는 국제금융도시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치며…

지난 20여년 간 중국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 중국의 성장은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지자체는 푸동이나 빈해에 엄청난 자본을 들여 세계적인 특구로 키우고 있지만, 우리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중국은 외자유치를 통해 경제성장의 기초를 쌓았다. 우리나라는 IMF 이전에는 투자유치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다시피했다. IMF가 가져다 준 변화는 금융위기 이후 차관 위주의 외자이용 정책에서 비로소 외국인 직접 투자유치로 정책이 전환됐다는 점이다. 투자유치국도 종래 선진국 위주에서 중국 등 중진국으로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투자유치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각 정부 산하에는 투자유치 부문이 설치되고 경제자유구역, 외국인투자지역, 자유무역지역이 차례로 지정됐다. 비로소 본격적인 해외투자 유치에 들어간 셈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의 성장으로 우리나라의 전략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중국의 기업들이 한국의 개발 가치를 인정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중국인의 투자유치가 시작되고 있고, 인천과 새만금도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이먼 갈핀 홍콩투자청장은 “자기 국가의 강점을 잘 알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유리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나 도시의 성공사례를 똑같이 모방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강점을 확실히 구분하고 해외투자 유치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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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도심은 넘쳐나는 인파들로 활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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