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2>
해외투자유치, 중국에게 배운다 <2>
  • 임명진
  • 승인 201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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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성장의 동력을 찾다
중국은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경제개발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개방의 초창기에는 선전, 주하이, 해남 등 5개 경제특구가 설치됐다. 이후 중국은 상해, 선전, 광저우, 칭다오, 천진 등의 동부 연안의 14개 개방도시를 무역의 중심지로 적극 활용하면서 중국 경제의 고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중국은 동부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부지역 대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중국에는 국가급, 성급, 시급, 현급 등 도처에 경제개발구가 널려 있다. 여기에 중국 중앙정부가 계획하는 신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주공업원구, 상하이 푸동지구, 천진 빈해신구 등이 그것이다.

빈해신구 인공해수욕장
빈해신구에 조성중인 인공해수욕장. 천진은 모래가 없어 남방에서 공수해 조성하고 있다.
빈해신구 (1)
빈해신구 항만 전경

◇천진 빈해신구

중국 수도 북경에서 남서쪽으로 200여 km떨어진 천진시에는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빈해신구가 자리하고 있다. 빈해신구가 위치한 천진시는 중국의 북경, 상해, 중경과 함께 4대 직할시다. 북경과 천진은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열차로 연결돼 있다.

북경올림픽 이후 중국은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과 하이테크 산업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유치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데, 빈해신구가 대표적이다. 2009년 국무원의 정식비준을 거쳐 2270㎢의 면적에 개발되기 시작한 빈해신구는 항공, 전자 등 첨담 제조업 기반 중심으로 동강보세항, 크루즈항, 여유구 등 관광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우리나라 대기업은 물론 모토로라, 도요타 등 세계 500대 글로벌 기업 가운데 200여 개가 넘는 기업이 독자 또는 합자형태를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특히 전자, 자동차, 제약 등의 분야에서 첨단 기업들이 빈해신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중국 정부도 빈해신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리적으로 동북지방의 최대 경제특구로서 북경과 인접할 뿐만 아니라 천진항과 국제공항이 인접해 있어 교통요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빈해신구의 GDP(국내총생산)는 8020억 위안(한화 140조원)에 달한다. 400여 개의 항구에서 세계 5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며 지하자원으로 석유 100억t, 천연가스 1937억㎡이 매장돼 있다.

빈해신구 가오후 투자촉진국 국장은 “빈해신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외자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해 개발하고 있으며 모든 행정처리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항공, 조선, 대형설비산업 등의 업체 681개 업체가 입주를 했고, 이는 중국 전체를 보면 30%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또한 “빈해신구는 일종의 종합적인 신도시 개념으로 인공비치 등의 다양한 관광자원까지 구축하고 있다. 남쪽의 크루즈항을 통해 한국의 부산이나 아시아 각국으로 나갈 수 있고, 연간 40만 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빈해신구 (2)
빈해신구 항만 전경

소주
소주공업원구 전시관에서 소주공업원구관리위원회 김명철 아태투자촉진국 차장이 발전상을 소개하고 있다.


◇소주공업원구

천진에 빈해신구가 있다면, 상하이에서 차로 두시간 거리에 소주공업원구가 있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소주공업원구는 국제합작 시범구로서 특색을 지니고 있다.

소주공업원구는 동양의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며 중국에서 가장 빠른 발전속도와 국제경쟁력을 갖춘 개발구 중 하나로 손꼽는다. 소주공업원구는 1978년 중국의 등소평, 싱가포르 리콴유 두 지도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두 나라간 경제합작 프로젝트로 건설됐다.

소주공업원구의 총행정 면적은 288㎢이며 그 중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합작구역 면적은 8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생산기지를 이곳에 두면서 중국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서비스와 다국적기업의 지역본부 유치 등 고품격 서비스업의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한국의 금융권 3곳이 입주하는 등 금융 및 관련기관이 212개소, 외국계은행 30개소로서 외자은행은 강소성 전체의 3분의 2를 점하고 있다. 다양한 전문서비스업체가 43개소, 외국기업의 지역본부가 46개소가 있다.

조선족 출신의 소주공업원구관리위원회 김명철 아태투자촉진국 차장은 “소주공업원구는 정부의 모든 행정이 단일창구로 연결되면서 기업유치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매년 투자유치 간부연수를 실시해 전문성을 함양하고 입주기업이 반드시 성공하도록 지원하면서 누적 외자유치액 189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선진 노하우를 중국에 접목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소주공원원구. 30년여 전 허허벌판에서 지금은 금융·첨단도시로 나노기술을 선도로 광전기신에너지, 바이오의약, 융합통신, 소프트웨어 및 애니메이션, 생태환경 보호 등 5대 신흥산업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국경제자유구역은…

빈해신구와 소주공업원구는 공통점이 있다. 인근 대도시와 연계한 항공, 해운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고, 독자적인 개발은행 허가를 통한 금융지원, 중앙정부의 자금으로 충실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중앙정부가 나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유치 시에는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이나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등 전국 각지에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돼 있다.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경제자유구역도 있는 반면 저조한 실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곳도 있다.

중국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경제자유구역은 교통망을 비롯한 투자유치 기반 마련, 외국인 투자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 투자촉진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 등의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직된 관료조직의 풍토는 투자유치에 있어 탄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이 소기의 투자유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과제로 투자유치 전문인력의 안정적 운영과 지원을 꼽고 있다. 수시로 담당자가 바뀌다 보니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에 한 담당자가 역량에 따라 최소 10년 이상 일을 할 수 있는 고용 및 처우기반을 마련해 주고, 투자유치 담당자가 발굴한 아이템이나 추진 상황을 수시로 최고 책임자에게 브리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투자유치 전문협의체 구성, 지역간 정보교류, 투자유치 성공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와 패널티 부과, 투자유치 활동에 대한 담당자의 자율적 권한 부여 등의 개선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빈해신구 (3)
빈해신구 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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