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조기교육
바람직한 조기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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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희지 (소설가)
조기교육의 뜻을 사전에서 보면 ‘학령에 달하기 전에 미리 하는 교육’이라 되어 있다. 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조기교육을 요즘에는 한 살 때부터 시작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아이가 5세 정도 되면 영어와 수학은 물론 갖가지 예체능까지 가르친다고 하는데 필자로서는 경험해 보지도 않았거니와 이해하기도 어렵다. 뿐만 아니라, ‘지식’보다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전인적인 인간상’을 주창하는 입장으로서 화가 날 지경이다.

한 인간이 어른이 될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연령에 적합한 놀이와 학습법을 말한다. 그런데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을 역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사회적인 직위나 물질적인 성공? 일각의 사람들이 분류하는 최상위 1%그룹 군에 안착하는? 천만에다. 시셋말로 만만의 콩떡이다.

우리 사회의 최상위 그룹군에 속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의사나 판·검사 약사 등 소위 ‘사’자 돌림이었는데 그들 중 절반은 꼭 행복한 직업만은 아니라고 했다. 여행작가, 화가, 음악가 등 다양한 직업으로의 이직을 꿈꾸며 눈물 짓는 사람들, 그들을 불행하게 만든 자는 누구인가.

한편, 교육 상담을 하다보면 논술의 시작시기를 물어오는 학부모들이 있다. 그럴 때 나는 확신 있게 대답한다.

“뱃속에서부터요!”

한 사람의 능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획득되지만 모태로부터 얻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이를 가졌을 때, 산모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아이의 능력이 대부분 결정된다는 뜻이다.

바르게 읽고, 듣고, 말하고, 쓸 줄 아는 능력, 그래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힘인 논술 역시 조기교육이 꼭 필요하다. 단순히 입시를 위한 논술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힘으로서의 논술을 내 아이가 잘 하게 하려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엄마가 먼저 해야 한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양서와 신문을 읽고 자연의 모든 것들, 모든 현상들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도 그 습관을 놓지 말아야 한다. 직장일과 육아에 힘이 들어도 집안 여기저기에 책을 늘어놓고 보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아이는 책읽기와 공부를 재미있는 놀이로 여길 것이다. 주입식으로 시키는 교육이 아닌 자연스레 몸에 밴 학습관을 심어 주는 것, 이것이 바람직한 조기교육이 아닐까.

끝으로 이러한 조기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개인차에 따른 학습프로그램을 잘 연구·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최미희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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