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혈사태 3곳에 비상사태 선포
이집트, 유혈사태 3곳에 비상사태 선포
  • 연합뉴스
  • 승인 201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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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경찰 충돌 사흘간 50명 넘게 숨져
이집트에서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계속된 시위로 사흘간 50명 넘게 숨지자 정부는 상황이 가장 심각한 3곳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27일 포트사이드와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등 3곳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야간 통금령을 내렸다.

포트사이드에서는 축구장 참사 재판 결과에 분노한 군중이 27일 경찰과 이틀째 충돌하면서 7명이 추가로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틀간 사망자는 44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폭동에서 숨진 수십명의 장례식을 치를 때 조문객과 경찰이 부딪혀 사망자가 나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목격자는 조문객들이 돌멩이를 던지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2월 포트사이드 축구장에서 74명이 숨진 참사 관련 재판에서 포트사이드 축구팬인 피고인 21명이 사형을 선고받은 일이 발단이 됐다.

앞서 시민혁명 2주년이었던 25일에는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 명이 무르시 대통령과 집권세력인 이슬람형제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11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다.

9명의 사망자가 나온 운하도시 수에즈에서는 27일에도 시위대가 경찰서를 포위하고 화염병을 던졌으며 수도 카이로로 가는 도로를 막기도 했다.

카이로에서는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혁명의 상징인 타흐리르 광장 근처에서 27일 밤까지 시위대가 경찰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광장 근처에 있는 미국과 영국 등의 대사관은 이날 대민 업무를 중단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국영 TV 연설에서 내무장관에게 단호하게 대치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치안 유지를 위해 추가 조치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축구장 참사 판결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집트를 위해 필요하다면 더한 일도 하겠다. 나의 의무이며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르시는 이어 야당 등 반대 세력에 오는 28일 대통령궁에서 회담하자고 제안하면서 “대화 이외의 대안은 없다. 대화는 새롭고 자유로운 이집트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성명을 통해 집권 이슬람주의자에 반대하는 정당과 단체들이 모인 연합체 구국전선도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정부 세력은 앞서 무르시 대통령이 전에 내놓은 대화 제안을 진정성이 없다면서 거부한 바 있다.

구국전선은 정치개혁 조치가 없으면 오는 4월 있을 총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포트사이드 등 3개 지역의 비상사태는 27일 자정부터 30일간 계속된다.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된다.

이집트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 이후 30년 넘게 비상사태가 내려졌다가 지난해 5월에야 해제된 바 있다.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해 이슬람주의를 강화하고 정치적 권리를 억압한다고 비난받는 새 헌법 제정을 밀어붙이면서 이슬람주의자와 반대파는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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