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하차 49일만에 친정팀 사령탑 맡아
9월17일 넥센 사령탑에서 중도 하차한 이래 49일 만에 롯데에서 새 기회를 잡은 김 감독은 5일 구단의 감독 선임 발표가 난 뒤 “롯데 선수를 100% 알지 못하나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양승호 전 감독을 경질한 롯데 구단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수를 육성하고 재목으로 키워낼 수 있는 차기 지도자로 김 감독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현역 때 롯데에서 쫓기다시피 유니폼을 벗었으나 강산이 두 번 바뀐 올해 감독으로 금의환향하는 이색 인연을 남겼다.
1993년부터 태평양 돌핀스에서 투수 코치를 맡은 김 감독은 2006년까지 14년간 같은 팀에서 한우물을 팠다.
2007년 마침내 현대 유니콘스 감독에 올랐고, 2009년부터 4년간 현대의 후신 격인 넥센 히어로즈를 지휘했다.
코치·감독으로 재임 기간 김수경(1998년)을 필두로 조용준(2002년), 이동학(2003년), 오재영(2004년) 등 4명의 투수를 신인왕으로 키워냈다.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신인 선수를 제대로 지명할 수도 없고 주전급 선수를 다른 구단에 팔아넘겨 대신 받은 선수를 다시 육성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이어졌으나 김 감독은 그때마다 묘수를 발휘해 주전급 투수를 키워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롯데는 좋은 팀”이라면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구단이기 때문에 야구만 잘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많은 땀을 흘려 이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게 내 몫”이라고 덧붙였다.
태평양·현대·넥센 등 한팀에서만 19년을 지냈던 김 감독에게 롯데 사령탑은 새로운 도전이다.
더군다나 롯데는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리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리 로이스터·양승호 감독을 경질할 정도로 목이 마른 구단이어서 감독이 느끼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김 감독은 “구단에서 내 가치를 인정해 감독으로 영입했고 나 또한 책임 있게 팀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부산 팬들이나 구단 모두 우승 욕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내가 마지막으로 뛴 1992년이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라며 “그때처럼 선수단이 똘똘 뭉쳐 내년 이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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