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00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3.23(목)3.22(수)3.21(화)3.20(월)3.17(금)3.16(목)3.15(수)3.14(화) 착각 착각 향교 충효교육원에서 예절을 강의하는 이미연 선생이 어느 날 시(詩) 한수를 들고 와서 직원들 앞에서 낭송했다. 장내는 숙연한 분위기가 됐다. 환갑, 진갑도 지나고 60도 중반을 넘긴 할머니가 시를 읽고는 감성 풍부한 열다섯 살 문학소녀인양 옛날 엄마 생각에 안경 사이로 연신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70고개에 이른 필자도 시 낭송을 들으며 어머니의 살아온 옛날 모습이 떠올라, 따라 나오는 눈물을 감추려고 막내 딸보다 어린 애들 앞에서 돌아앉았다.1900년대초 일제시대와 6·25 전후시대에 우리들 어머니의 삶은 정말 사는 것이 아니었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16 00:00 영어 영어 점심시간, 그는 밥도 먹지 않고 학교 옥상 난간에 기대어 멍하니 서 있었다. 눈은 젖어 있었다. 교실에서는 친구들 떠드는 소리가 창밖으로 퍼져나와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난간을 잡은 그의 손이 조금 떨렸다. 손가락이 아렸다. 점심시간을 앞둔 4교시 영어시간에 그는 손바닥을 스무 대나 맞았다. 젊은 영어 선생님은 대뿌리로 만든 회초리를 힘껏 내리쳤다. 주먹이 쥐어지지 않을 정도로 손바닥은 부어올랐고 손가락은 푸르뎅뎅 멍이 들었다. 도시락을 꺼내던 그는 밥 먹기를 포기하고 친구들 눈을 피했다. 숟가락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13 00:00 노동, 그리고 대가 노동, 그리고 대가 인간의 속성은 활동하는데 있다. 치열한 동물의 속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활이란 게 그 활동에 진화를 꿈꿔 왔다. 그 진화란 불편함에서의 탈피를, 땀 흘리는 과중한 노동에의 탈출이다. 그래서 작은 힘을 들이고 많은 성과를 꿈꾼다. 그 성과를 내기 위한 꾸준한 연구의 결과에 이르고, 편리하고도 간결함의 극치에 환호한다. 편리한 도구를 제작·사용하게 되고, 땀의 수고가 황금열매처럼 육신을 윤택하게 만든다. 갈망한다. 갈망하다 보니 발견되는 결함은 보완되고 혹은 발명은 특허청에서 기호를 받아 그 생이 섬광 속에 빛나는 많은 사람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12 00:00 애정남이 정한 주법(酒法) 모든 모임에는 규정이 있다. 크게는 나라에 헌법이 있고 작게는 개인들 간의 계모임에도 회칙이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그 조직의 규율을 서게 만들고 혼란을 방지해 사전에 갈등 소지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술좌석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예부터 주법이라는 것이 만들어져 술자리에서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고 있다. 이렇게 구전되는 주법을 살펴보면 어른들에게서는 두 손으로 잔을 받아야 하고 마실 때는 얼굴을 돌려서 마셔야 하고 주량에 맞춰 마셔야 하고 등의 법칙들이다. 음주문화는 우리 인류가 태동하면서부터 인간과 같이한 문화다. 술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11 00:00 긍정의 힘 긍정의 힘 이 세상 70억 인구 중에서 똑같이 생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생긴 모습이 다른 만큼 그 생각 또한 다르다고 볼 수 있고 어떤 사물을 두고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것을 많이 볼 수있는데, 당대에 걸쳐서 위업을 이루고 간 모 그룹회장도 그는 뭐든지 가능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고 한다. 부하직원이 무슨 이유로 이건 불가능하다고 하면 해봤냐는 말 한마디로 부정의 싹을 잘라버렸다고 한다.1952년 12월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부산에 있는 유엔군 묘지를 방문하기 직전 미국측은 대통령이 한국에 와서 유엔군 묘지를 방문할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10 00:00 노인경배 노인경배 영웅호걸도 때를 만나야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천추만대(千秋萬代)로 그 이름이 빛나는 충무공 이순신이나 김시민 장군도 임진왜란이라는 난세(亂世)를 만나지 못하고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아마 그 이름을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개인 능력의 차이도 있겠지만 어떤 시대에 살았느냐에 따라 그 빈부귀천이 달라지는 것이다.그런 맥락에서 볼 때 오늘날 70대 말에서 80대의 노인세대들은 아마 가장 불운한 시대에 이 땅에 태어나, 가장 어렵고 애환이 넘치는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이 아닌가 싶다.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긴 속국의 경일춘추 | 경남일보 | 2012-04-09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5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