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지역민과 지자체와 대학이 같이 살아야 한다
[경일포럼]지역민과 지자체와 대학이 같이 살아야 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7.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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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임규홍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진주는 인구 비례 전국에서 대학이 많기로 손꼽히는 도시다. 그래서 진주가 교육의 도시라는 말은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인구 삼십 오만 명쯤 되는 중소도시에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이 많은 것은 진주시로 보면 그나마 크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학들이 진주시에 차지하는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기여도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경상국립대만 하더라도 2만 명이 넘는 재학생들과 2000 명이 넘는 교직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그들의 지출하는 경제적 부분은 진주에서 어떤 산업체나 공공기관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전 창원대와 통합 논의가 있었을 때 본부를 진주시에 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진주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통합에 반대했던 것도 대학이 진주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상국립대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진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오면서 늘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경남도민과 진주시민 그리고 지자체가 경상국립대뿐만 아니라 지방대학들에 대한 관심이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론 홀대까지 한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국가거점국립대학은 광역지자체를 대표하는 지자체 중심대학이다. 이들은 대부분 광역지자체 소재지에 있다. 그런 점에 경상국립대가 중소도시 진주에서 다른 거점 대학들과 상대해 경쟁하기가 무척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 경상국립대가 전국 국립대 중 네 번째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은 진주시로 보나 경남으로 보나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가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대학을 포함한 산업체와 지자체 등 모든 기관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대학의 발전은 곧 그 지역의 발전이고 지역대학의 위기는 그 지역의 위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대학이 폐교되고 학교 규모가 줄어든 지역의 황폐화된 현실을 우리는 바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인재들은 경인 지역으로 끝없이 빨려들고 국가의 모든 역량이 서울 중심으로 집중됨으로써 지방은 갈수록 쇠퇴되고 있다. 이런 현실일수록 지역민과 지자체, 산업체 등 모든 구성원이 하나되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학에는 도서관이나 운동시설, 교육시설, 박물관이나 고문서박물관 등 좋은 시설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전국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교수들도 많다. 따라서 대학은 이를 통해 지역민에게 다양하고 수준높은 교양 교육과 문화, 예술, 각종 행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의 지적,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며 지역민과 지자체에서는 지역 대학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예산을 비롯해 대학에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이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상국립대의 가좌동이나 칠암동 캠퍼스 조경은 전국적으로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시민과 진주에 오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아름다운 캠퍼스를 소개하면서 산책도 하고 대학 시설을 투어하는 것도 대학을 활성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장이나 기관장들도 지역 대학 행사나 사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경남의 국가거점종합대학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주요 행사에 국회의원이나 도지사나 교육감, 관공서 기관장, 지방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해 축하해 주었으면 한다. 경남도지사는 경남대 토크 콘스트 행사에는 참석했다는 말은 들어도 경상국립대 행사에 별로 참석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과거 직급으로보면 거점국립대 총장이 장관급으로 돼 있다고 해서 경남에서 제일 높은 일 호 관용차를 탔다는 전설 같은 시절도 있었다. 기관장들은 그런 형식적 의전은 제쳐두고라도 오직 지역 대학과 지역 발전을 위해 현장을 자주 찾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지사나 교육감은 경남 전체를 대표하는 기관장이다. 따라서 서부 경남으로 발걸음하기가 다소 다소 불편하더라도 겸허하고 더 낮은 자세로 대학이나 침체되고 소외받고 있는 지자체들을 자주 방문하고 여러 행사에도 자리를 빛내 주길 바란다. 그럴 때 대학과 지역민들의 위상도 한층 올라가게 되고 그들의 자존감과 사기도 드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우리는 그런 지자체장들을 보고 싶다.

지금은 어느때보다 지역에 있는 대학과 지역민, 지자체 그리고 산업체들이 모두 서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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