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촉석루, 원형복원 입증 결정적 문서 발견
진주성 촉석루, 원형복원 입증 결정적 문서 발견
  • 정희성
  • 승인 2024.07.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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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재지정 걸림돌 해소 기대
조현신 도의원 1937·1957년 설계도 등 공개
“촉석루 원형대로 복원됐다는 증명” 자신감
내달 국보 승격 신청서 제출 결과 관심 고조
진주 촉석루가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으로 재지정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원형복원’을 입증할 결정적인 문서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진주성 안에 있는 촉석루는 고려 고종 28년(1241년)에 세워졌다. 임진왜란 때 불탄 후 조선 광해군 10년(1618년)에 중건됐고, 1948년 국보로 지정됐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전소되면서 국보에서 해제됐다. 1956년 진주고적보존회를 중심으로 촉석루 복원이 추진돼 민·관의 협조와 국가의 후원에 힘입어 1960년 2월에 준공했다.

준공 후 진주를 비롯해 경남에서는 촉석루를 국보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일부 역사학자들이 “복원한 촉석루의 주춧돌을 기존, 나무가 아닌 일부 화강암으로 대체해 원형이 훼손됐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재 국보 재지정은 답보상태다.

하지만 국민의힘 조현신 도의원(진주1)이 지난 3월 경남연구원에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재지정을 위한 정책현안과제를 의뢰한 결과, 연구과정에서 촉석루가 원형복원됐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입수됐다고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조현신 의원과 경남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4건의 자료는 △일제강점기 시기(1937년) 촉석루의 실측도(정면도 등 4장) △한국전쟁 당시 소실 후 재건공사 설계도(총 5장,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의 촉석루 조속복구 특별지시에 따른 원상복구 승인요청 공문(1957년) △원형으로 재건공사를 허가했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경향신문’ 보도(1957년) 등이다.

조 의원은 “1937년 조선총독부가 보관하던 촉석루의 실측도면과 1957년 진주시가 문교부장관에게 공사를 허가 받으면서 올린 재건도면은 구조와 규모 등이 모두 일치하고 있다. 이는 촉석루가 원형대로 복원됐다는 사실을 설계도로 입증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승만 대통령의 원형복원 특별지시 및 승인 요청과 이 내용을 담은 언론보도 등은 원형복원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2014년 승격 신청 시 이러한 자료들이 없어서 원형 보존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결된 것이므로, 이번 자료 발굴로 국가지정문화유산 재지정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1월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 환원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은 경남도의회를 통과했고, 이후 정부와 국가유산청 등에 전달됐다. 조현신 의원은 촉석루의 사적 자료를 찾기 위해 경남연구원에 정책현안 과제를 의뢰했고, 연구과정에서 이번 자료가 밝혀졌다.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진행한 해당 연구의 보고회는 오는 1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다.

지난 6월에는 박완수 지사가 영남루와의 형평성을 언급하며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재지정을 위한 경남도 차원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요청하면서 경남도의회와 경남도, 경남연구원 3각 체제로 해당 절차를 추진 중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당시 “3대 누각 중 밀양 영남루는 이번에 국보로 승격됐고, 평야 부벽루도 (북한이) 보물로 지정한 것으로 안다”며 “유독 촉석루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원형 복원이 되지 않아 국가유산이 되지 못했다고 하는데 원형대로 복원했다는 자료가 수집돼 있다고 하니 관련 부서는 촉석루가 국가유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진주시는 오는 8월 촉석루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승격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희성기자

■촉석루 연혁 및 국보 재지정 추진 경과

 
1937년 보물 제276호 지정
1948년 국보 제276호 승격
1950년 한국전쟁 시 소실
1956년 국보 지정 해제
1957~1960년 전후 국비사업으로 촉석루 재건 시작 후 중건 완료
1962년 비지정문화재
1983년 경남도문화재자료 지정
2014~2016년 밀양 영남루와 함께 보물·국보 지정 신청 및 부결
2020년 2월 경남도유형문화재 지정(제666호)
2024년 1월 경남도의회 ‘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 촉구 대정부 건의안’(조현신 의원 대표발의) 통과
2024년 3월 ‘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을 위한 지역의 과제’ 경남연구원 의뢰
2024년 6월 박완수 지사, 실국원장에 “촉석루 국가유산 되도록 노력해야” 지시
              ‘촉석루 국가문화유산 재지정’ 경남도의회-경남도-경남연구원 협조체계 구축
 
(왼)1937년 일제강점기 진주 촉석루 실측도(정면도)와 (우)한국전쟁 시 촉석루 소실 후 1957년 재건 당시 설계도(정면도) 모습. 양 도면은 자(尺)를 기준단위로 해 1/30 비율로 작성된 동일 도면으로 구조와 규모 등이 일치하고 있어 촉석루가 원형 그대로 복원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조현신 의원은 주장했다. 사진 출처=국립중앙박물관, 국가기록원(조현신 의원 제공)

현재의 촉석루 전경. 사진=진주시
현재의 촉석루 전경. 사진=진주시

 

 

(왼)1957년 진주시교육위원회에서 문교부 장관에게 발송한 공문(‘국보 촉석루 복구공사 시행 허가 신청에 관한 건’)에 “특히 이(승만) 대통령 각하께옵서 조속복구하라는 특별 분부가 있사옵기 만난(萬難:큰어려움)을 배제하여 원상복구(原狀復舊)하고자 함”이라고 명시돼 있음. (오)공문 마지막 장 ‘원상복구’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사진 출처= 국가기록원(조현신 의원 제공)
1957년 11월 12일 자 경향신문(왼)과 조선일보(오) 보도에 따르면, 1957년 7월 20일 촉석루 복원 허가 신청 건에 대해 문교부가 11월 11일 재건공사를 허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경향신문에는 “문교부에서 11일 6·25사변으로 완전히 소실된 진주 촉석루를 원형으로 재건할 것을 경남지사에게 지시했다”고 명기돼 있다. 조현신 의원은 “촉석루 복구공사 허가 승인요청에 대해 ‘원형복원’을 전제로 허가를 승인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출처=경향신문·조선일보(조현신 의원 제공)

 

조현신 도의원

촉석루 뒤편에서 바라본 1959년(준공식 1년 전) 당시 중건 장면. 왼쪽 하단에 고급승용차가 있고 오른쪽 끝에 의기사(義妓祠)가 보인다. 경남일보DB
촉석루 뒤편에서 바라본 1959년(준공식 1년 전) 당시 중건 장면. 왼쪽 하단에 고급승용차가 있고 오른쪽 끝에 의기사(義妓祠)가 보인다. 경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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