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의사의 고객은 항상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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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4.07.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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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 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우리의 경제는 매일 반복되는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수요는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것이고, 공급은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와 공급은 상호작용하며 경제의 움직임을 결정하게 된다.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하락한다. 이러한 가격 변동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이다. 이 두 요소는 경제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핵심 원리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도 경제지만 인구 문제가 발등에 불이 되고 있다. 데이빗 콜먼 옥스퍼드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국가 1호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2016년(1.17명) 이후 8년 연속 감소하며 매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꼴찌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 한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아지면서 전년 대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이고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자연감소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12만2800명 많았다. 밸런스의 문제다. 밸런스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를 말한다. 노를 저을 때 양쪽의 힘이 다르면 배가 옆으로 흔들려 노를 저을 수 없게 되어 전복 되듯이 말이다. 우리 귀도 전정기관이 이상이 생기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비틀거리게 된다. 밸런스는 아주 기본적으로 지켜줘야 할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합주나 합창할 때 고음과 저음의 밸런스, 스포츠에서 공수(攻守)의 밸런스, 특히 골프에서 밸런스 유지를 강조하는 것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서두에서 언급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 출생자와 사망자의 밸런스, 남녀 성비의 밸런스 등 밸런스가 무너지면 결국 파괴되고 만다. 그럼 지금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인구 수와 의사 수의 밸런스가 유지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나라 총 인구는 약 5174만명이고. 총 직업수는 약 1만7000개 정도 된다. 의사도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6명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다. OECD 평균은 3.7명이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선진국일수록 우리나라 보다 많았다. 우리나라는 밸런스가 깨진 것이다. 세계 선진국들은 의사를 늘리기에 급급하다. 독일은 연내 5000명 이상 늘리고 추가 증원 논의 중이고, 지난 20년간 의대 정원을 두 배로 늘려온 영국이나, 38% 늘린 미국에서도, 의사의 집단 행동은 없었다. 2008년부터 의대정원을 23.1% 늘려온 일본의 경우 의사회가 정책에 반대 의견을 내도 파업은 하지 않았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의대 증원 얘기가 나오면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서섬치 않고 있다. 한국 의사의 소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병 의원 봉직의의 연간 임금 소득은 2020년 약 2억6200만원으로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한국 개업 전문의의 연봉 수준은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보다 6.8배 높았다. OECD 회원국 중 격차가 가장 컸다.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의대 정원이 3058명에서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증원을 시도할 때마다 의사 단체가 실력 행사로 맞선 탓이다. 국민의 70% 이상이 의대 증원을 찬성하고 있는데도 지금 의사들은 어디에 있는가? 교사가 있어야 할 곳은 학교이고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병원이다.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서 신음하고 있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 히포크라테스 정신이다. 죽어가는 생명을 방치하는 것은 의사이기 이전에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의과대학때 히포크라테스 선서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자. 의사의 고객은 항상 국민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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