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의힘이 살길은 혁신과 쇄신이다
[기고]국민의힘이 살길은 혁신과 쇄신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4.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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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석 전 경남도의회 부의장
장규석 전 경남도의회 부의장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정권 심판론’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108석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만 남겼다.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끔찍한 결과였다.

이번 제22대 총선의 대참패는 이미 오래전에 예고되어 있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국민의힘은 스스로 무덤을 팠다.

첫째, 국민의힘은 자기부정을 했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당내 인사를 팽개치고 오로지 승리에 눈이 멀어 국민의힘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인사를 대통령 후보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볼 때 양자(養子)도 아니었고, 서얼조차 되지 않는 족보였다. 스스로 ‘자기부정’을 한 꼴이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있을 수 없는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다. 앞으로 어느 누가 당을 위해 몸을 던질지 의심스럽다.

둘째, 정치 아마추어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사실상 정치적 자살행위였다고 믿는다. 그 역시 정치 철학, 식견, 국가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국민이 공감하고,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아젠다는 물론, 총선에 임하는 전략도, 전술도 없었다.

‘운동권 심판’을 내세우며 이미 맛이 갈대로 간 운동권 출신을 영입하고, ‘이재명 심판’을 외치다 먹혀들지 않자 ‘이조 심판’을 전면에 내세워 오히려 이재명과 조국을 키워주는 오락가락 선거전략으로 중도 지지층을 야당에 넘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승전 상대 물어뜯기’가 국민에게 통할 것이라는, 자아도취적 사고로 총선을 망쳤다.

셋째, 무색무취 공천으로 감동은 없었다.

국민의힘 공천은 쇄신도, 혁신도, 감동도 없었다. ‘특검법’ 반란이 무서워 ‘현역 불패’ 공천을 계속했다. 야당과 대비되는 ‘현역 불패’ 공천을 보고 국민의 마음은 국민의힘으로부터 떠났다고 봐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공천과정은 말은 ‘시스템 공천’인데 속 내용은 ‘사천(私薦)’이었다. 공천 심사 기준에서 15%를 특정인 마음대로 점수를 줄 수 있는 구조가 사천(私薦)이지 어찌 공천(公薦)이라 할 수 있을까?

의대 정원 증원 파동, 이종섭 도피 의혹, 민생을 외면한 대파 소동, 좌충우돌식 정치적 막말,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볼썽사나운 충돌 등 국민의힘을 망하게 하고 야당을 이롭게 하는 행위들을 자행했는데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국민은 의회에서 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줬다는 것이다. 덕분에 국민의힘은 간신히 개헌 저지선의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았다. 이같은 총선 성적표를 받아 든 국민의힘은 전면적인 쇄신과 혁신을 해야 한다. 권력자와 권력의 하수인들이 농단할 수 없는 당원이 진정한 당의 주인이 되는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해체 수준의 혁신만이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총선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은 그 어느 누구라도 그에 상응하는 단죄가 있어야 한다. 그냥 넘기기에는 그 상처가 너무 깊다. 뼈를 깎고 살을 에는 수술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 당심과 민심이 일치되는 정당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데 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넘기는 것은 미래 더 참담한 패배만 잉태할 뿐이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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