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형평운동과 진주교대의 두 가지 연결고리
[경일춘추]형평운동과 진주교대의 두 가지 연결고리
  • 경남일보
  • 승인 2024.03.13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재요 진주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정재요 진주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정재요 진주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진주 지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한 형평운동은 1923년 4월 24일 진주시 대안동 진주청년회관에 약 70여 명의 백정들과 사회 운동가들이 모여 형평사 기성회(衡平社 期成會)를 발족시킨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들은 ‘계급 타파, 모욕적 칭호의 폐지, 교육 장려, 상호 친목’을 조직의 목적으로 내세우면서, 조직체의 이름을 ‘저울처럼 고른 세상을 만드는 단체’라는 뜻을 지닌 ‘형평사’로 지었다. 한편, 형평운동의 시작을 알린 1923년 4월 24일은 진주교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상남도 공립사범학교’가 개교한 날이기도 하다. 이에, 진주교대에서는 해마다 4월 24일이면 개교기념일 행사가 열리고 있다.

형평운동과 진주교대의 첫 번째 연결고리는 이들이 서로 같은 날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교육을 통한 인권신장’이라는 목적을 공유하는 사회운동과 교육기관이 진주라는 동일공간에서 같은 날짜에 태동하였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해마다 4월 24일에 거행될 진주교대 개교기념식에 형평운동의 출발과 함께했던 점을 특별히 부각시키는 것으로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형평사의 창립취지와 형평운동이 추구했던 목표를 제시한 ‘형평사 주지(主旨)’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 본래의 양심이라. 그러므로 우리들은 계급을 타파하여, 모욕적인 칭호를 폐지하며, 교육을 장려하여 우리도 참사람이 되기를 기약함이 본사를 만든 취지이라.” 이처럼 형평운동은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서 사회의 평등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역사적인 기획이었다. 한편, 진주교대 정문 앞에 배치된 ‘경의석’(敬義石)에는 진주교대의 교육적 지향을 반영한 다음과 같은 석각문구가 새겨져 있다. “스승이 되기 전에 참된 사람이 되자” 이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글귀다!

형평운동과 진주교대의 두 번째 연결고리는 바로 ‘교육을 통해 참된 사람을 만들자’는 공통의 지향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1923년 4월 24일 진주에서 태동하여 지난 100년의 역사를 함께한 형평운동과 진주교대는 오늘의 우리에게 과연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의 답변이 가능하겠지만, 필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연결고리에 입각하여 “평등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참된 교육을 통해 인권감수성을 지닌 참된 사람을 길러내라는, 1923년 4월 24일생 정동갑내기들의 외침을 100년이 지나서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을 제시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