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도내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경상국립대의 역할
[아침논단]도내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경상국립대의 역할
  • 경남일보
  • 승인 2024.03.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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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전 국민에게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의대 쏠림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필수 의료인력과 지역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의대 정원 확대는 우리 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다. 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인을 포함한 국민 절대 다수가 찬성하고 있다.

3월 4일 의과대학을 보유한 대학들이 정원 확대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전체 증원 요청 인원은 지난해 11월 수요조사 때보다 훨씬 많은 3401명이다. 우리나라에 의사가 몇 명이 필요한지, 그에 따라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몇 명으로 할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필수 의료인력과 지역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의대 증원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야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수도권 집중화, 의사 직업 선호도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으로 범위를 좁혀 이야기해 보자. 경남의 인구는 약 325만 명이다. 경남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5명으로 서울(3.54명)의 절반 수준이고 전국 평균 2.18명보다도 낮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14개 군지역 모두 소아, 응급, 분만 등의 의료취약지이다. 경남에는 의과대학이 경상국립대 한 군데밖에 없다. 정원은 76명이다. 경남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부산광역시의 경우 4개 의과대학에서 해마다 343명을 선발하고 있다. 경남의 인구 10만 명당 의과대학 정원은 2.3명으로 전국 평균 5.9명보다 크게 낮다. 의료의 특성상 환자와 의료기관의 위치도 중요한데, 경남은 부산보다 면적이 훨씬 넓어 그만큼 의료소비자가 의료기관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다.

경상국립대는 이번에 의과대학 정원을 76명에서 124명 늘린 200명을 신청했다.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에서 한 해에 배출하는 의사를 200명으로 산출한 것은 이러한 경남의 여건과 창원의과대학 설립까지 고려한 것이다. 정부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준다고 하여 어림잡아 산출한 숫자는 아니다.

‘늘어나는 의과대학생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인가?’는 가장 큰 문제이다. 경상국립대는 진주시에 위치한 경상국립대병원과 함께 인구 100만의 도시 창원시에 700병상 규모의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을 2016년에 개원했다. 임상실습에 필요한 병원 인프라와 대학통합으로 인한 캠퍼스 특성화로 건물 공간을 일부 확보할 예정이어서 다른 대학과 비교하여 유리하다. 의과대학은 학문적 특성상 많은 실험실습장비가 요구되며 의사국가고시 응시자격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교육인증 요건에 부합하는 교육여건을 확보하고 실험실습에 필요한 장비와 재료들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의 캠퍼스화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것이 부족한 초기 상황에서는 의학교육 당사자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지금부터 의과대학 교수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방안도 강구하여야 한다. 다행히 교육부와 경상남도 등 지자체에서도 실험실습여건 구비와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캠퍼스화를 위한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의과대학은 경남 중서부지역과 전남 동부지역을 아우르는 유일한 의과대학이며 향후 창원의과대학 설립의 주체가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지역에서 일하는 의사인력 양성의 유일하고도 핵심적인 교육기관으로서 향후 지역인재 전형 등을 확대하여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지역에서 수련받고 정착하도록 유인하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의과대학 정원의 확대로 경남지역 내 의료서비스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그에 따라 경남도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이 크게 제고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남의 국가거점국립대학인 경상국립대에 주어진 준엄한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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