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어머니께 배우는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경일춘추]어머니께 배우는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 경남일보
  • 승인 2024.03.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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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경 갤러리 DOO 대표
정두경 갤러리DOO대표

 

올해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86.3세, 여성 90.7세로 5년 전에 비해 각각 2.8세, 2.2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진정한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1월 말에 우리 칠남매는 올해 100번째 생신을 맞이한 어머니를 모시고 2박 3일 거제도의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총기를 잃지 않은 어머니가 곁에 계신다는 자체가 우리에겐 힘이고 자랑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어머니를 보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법을 배운다.

첫째는 부지런함이다. 어머니의 살림은 아직도 윤기 나고 옷매무새는 늘 정갈하시다. 언제나 행주는 삶아서 뽀얗고, 이부자리는 깨끗하고 좋은 냄새가 난다. 마당에서 축담으로, 대청마루로 오르내리시느라 불편하기도 할 터인데 아직도 어머니는 마당을 쓸고, 물청소를 하신다. 일생 어머니의 부지런함은 변함없이 한결같다.

둘째는 사람들과 어울리기이다. 어머니는 모시겠다는 자식 집을 마다하고 당신의 식사를 스스로 챙기며 혼자 살고 계신다. 단독주택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오래된 집을 지키는 어머니께 매일 찾아오는 이웃들은 큰 위로이고 평화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베풂이 몸에 밴 어머니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도 있으셔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셋째는 마음 회복 탄력성이다. 마음 회복 탄력성은 부정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돌아가는 힘을 말하는데 명상은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어머니는 오랜 세월 재봉틀을 벗삼아 색깔 고운 천들을 이어 조각이불과 조각밥상보, 모시로 만든 가리개, 옷들을 만들어 자식들에게 나눠주셨다. 어머니의 바느질이 명상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흔을 넘어서도 쉬지 않고 계속되는 바느질을 보며 깨닫게 되었다. 슬프고,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어머니의 재봉틀 소리는 쉰 적이 없었다.

넷째는 유전자와 식습관이다. 외할머니가 94세까지 사셨고, 어머니가 101세시니 장수유전자의 대물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를 이어온 조리법과 식습관은 장수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섭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어머니는 육류와 생선도 좋아하시지만, 특히 된장과 나물을 즐겨 드신다.

남녘에는 어머니가 튀밥같다고 표현하신 매화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이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어머니와 함께 꽃구경할 시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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