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4·10 총선과 장미
[여성칼럼]4·10 총선과 장미
  • 경남일보
  • 승인 2024.03.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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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참 재미있다. 선거권은 선거일 기준 18세 이상의 국민에게 있다. 선거일이 2024년 4월 10일이라 2006년 4월 11일에 태어난 사람까지 선거권이 있다.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46명으로 300명의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신당 창당이 눈에 띈다. 보수당과 진보당의 전 대표들이 하나의 신당을 창당하며 ‘당이 추구하는 이념은 있는가?’를 생각하게 했다. 양 당 당원으로부터 비난을 산 것은 물론, 당 가입을 하지 않는 무당층이 당원 가입을 하지 않는 정당한 이유가 되기도 했고, ‘보수가 어디 있고 진보가 어디 있냐?’며 비웃음과 조롱을 사기도 했다. 거대 양당의 전 대표들의 합류와 결별 외, 신당 창당 예고만으로 이슈를 선점하는 창당도 있다. 40개가 넘는 당이 존재하고, 선거를 앞두고 창당은 늘 있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신당 창당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공천이다. 공천이란 공인된 정당이나 단체가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공정하고 정당하게, 공개적으로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하고 정당하게’에 대해 각 정당은 ‘시스템 공천’이라는 공천 구조를 내세운다. 각 정당은 우리 당의 공천 구조는 아주 공정하며 투명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상대 당의 공천에 대해서는 심하게 비난한다. 그리고 ‘공개적 추천’을 각 정당은 ‘저희 당이 보증하는 후보’라며 유권자들에게 자신 있게 내놓는다. 반면 상대 당의 공천자에 대해서는 자격 미달이라고 맹비난한다. 각 정당 당원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자기 당을 지지하겠지만(그래서 늘 고정 지지율이 있다) 소위 말하는 중도층이나 무당층의 입장은 다르다. 공천에 대한 신뢰가 같이 무너진다. 공천을 둘러싼 무리한 정쟁이 공천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선거권은 지역 유권자에게 있는데 공천은 중앙당에서 한다. 공천에 대한 1차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2차로 중앙당에서는 상대 당의 공천 구조가 얼마나 잘못되었고, 상대 당의 공천자가 얼마나 자격 없는지를 두고 매일 같이 정쟁을 한다. 이에 공천과 공천자에 대한 추가 불만이 더해진다. 공천을 주도하는 중앙당에서 이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중앙당이 움직이는 만큼의 마이너스가 생길 것이다. 중앙당의 공천만 바라보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중요하게 인지해야 한다. 민주주의 역사가 시대를 더할수록 유권자들의 선택은 당 주도에서 유권자 주도로 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회구성의원 힘이, 국민의 힘이, 유권자의 힘이 얼마나 주도적인 힘을 가졌는지 곧 다가올 3·8세계여성의 날에서도 볼 수 있다. 3·8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 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데서 시작되었다. 이 시위에서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여기서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배제되었던 여성들이 결집된 힘으로 생존권과 참정권을 쟁취하였다. 이것이 116년 전의 일이다. 116년이라는 역사와 시대가 더할수록 생존권과 참정권은 쟁취대상에서 유지대상으로, 발전대상에서 국가 주도가 아닌 국민 주도로 발전해왔다. 지금 시대는 유권자들이 내 권리를 누군가가 주도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나의 선거권은 내가 주도한다. 모 당에 맡기지도, 언론에 맡기지도, 네거티브나 가짜뉴스에 현혹되지도 않는다. 나의 선거권은 온전히 내가 행사하는 시대이다. 제22대 총선이 유권자들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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